난임에 좋다던 '콩주사' 반전…전문의 절반 쓰지만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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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에 좋다던 '콩주사' 반전…전문의 절반 쓰지만 효과는 '글쎄'

이데일리 2026-08-10 09:15: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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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난임 치료 과정에서 이른바 ‘콩주사’로 불리는 인트라리피드 주사가 적지 않게 사용되고 있지만 임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지 판단할 의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국제 진료지침 상당수도 사용을 권고하지 않거나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 절반 이상은 실제 진료에서 경험적으로 처방하고 있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난임 여성에게 사용되는 인트라리피드 주사의 효과와 안전성, 국내 사용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인트라리피드는 원래 지방 성분을 공급하는 지방유제 주사제로 일명 ‘콩주사’라고 불린다. 난임 치료에서는 반복해서 유산하거나 수정란이 자궁에 제대로 착상되지 않는 환자에게 면역 반응을 조절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처방되지만 난임 치료에 어떤 원리로 효과를 내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NECA가 최근 10년 이내 발표된 국제 임상진료지침 11편을 분석한 결과 7편은 인트라리피드 사용을 권고하지 않거나 효과를 판단할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0년 이후 발표된 지침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효과는 명확하지 않았다. NECA가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무작위로 환자를 나눠 치료 효과를 비교한 연구 3편에서는 인트라리피드를 맞은 환자의 임신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 규모와 질 등을 고려하면 이를 확실한 효과라고 판단하기에는 근거 수준이 낮았다.

반대 결과도 있었다. 다른 연구 1편에서는 인트라리피드를 투여받은 환자의 유산율이 오히려 유의하게 높았다. 선천성 기형과 임신 합병증 등 안전성과 관련해 우려할 만한 사례도 일부 보고됐다. 연구진은 현재 자료만으로는 인트라리피드가 난임 치료에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인트라리피드가 상당히 사용되고 있었다.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 70명을 조사한 결과 54.3%가 인트라리피드를 경험적으로 처방한다고 답했다. 처방하는 이유로는 ‘좋은 결과에 대한 기대’와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점을 주로 꼽았다.

반면 인트라리피드를 처방하지 않는 전문의 32명은 주된 이유로 ‘치료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었다.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경험적 치료가 이뤄지는 간극이 확인된 셈이다.

환자가 치료를 결정하는 데는 의료진의 권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인트라리피드 주사를 맞은 경험이 있는 환자 177명 가운데 63.3%가 치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의사의 권유’를 꼽았다.

사용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0~2024년 인트라리피드를 포함한 분석 대상 지방유제 주사제의 연평균 공급금액은 약 25억원으로 5년 사이 1.4배 늘었다. 의원급 의료기관 공급액은 연평균 약 16억원이었다. 진료과목별로는 산부인과 공급 비중이 6.3%로 일반과와 내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박동아 NECA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임상 현장에서 인트라리피드 주사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근거나 국제적 권고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환자에게 불확실한 근거 수준과 잠재적 위해 가능성, 비용 등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함께 치료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태 NECA 원장은 “이번 연구는 근거가 불확실한 상태로 널리 쓰여 온 난임 치료제의 실사용 현황을 국가 데이터로 처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관련 학회와 협력해 근거기반 진료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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