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고점 대비 최대 40% 이상 급락하면서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섰던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연체율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빚투' 후폭풍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개인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0.2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0.18%에서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마이너스통장 잔액보다 연체율 증가율이 더 빠르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39조9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3조3000억원으로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711억원에서 947억원으로 33.2% 급증했다.
신용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6월 말 0.35%로 지난해 말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4000억원에서 107조1000억원으로 3.6% 늘었지만 연체액은 3140억원에서 3750억원으로 19.4%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과 고령층의 부실 징후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 차주의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0.37%로 전체 평균보다 0.15%포인트 높았다. 20대 이하도 0.33%로 전체 평균을 0.11%포인트 웃돌았다.
연체액 증가 속도 역시 이들 연령층에서 가팔랐다. 60대 이상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4조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5000억원으로 12.5% 늘었지만 연체액은 13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23.0% 증가했다. 20대 이하는 잔액이 1조원으로 변동이 없었지만 연체액은 25억원에서 33억원으로 32.0% 급증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에서도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연체율은 각각 0.67%, 0.59%로 전체 평균인 0.35%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대출 부실 증가는 최근 증시 급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코스피는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7월 29일에는 5262.77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증시 과열 국면에서 대출을 활용해 투자에 나선 차주들이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으면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월 들어 증시 하락 폭이 커졌던 만큼 6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연체율에는 최근 충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대는 소득과 자산이 크지 않고 60대 이상은 은퇴자가 많아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연령대"라며 "위험자산 투자에 대출을 활용했다면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이 겹치면서 연체율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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