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그룹 에스파가 새 월드투어 무대를 공연장을 단숨에 달굴 수 있는 익숙하고 안전한 선택지 대신, 지금의 에스파를 보여주는 음악으로 채웠다.
에스파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27 에스파 라이브 투어 – 싱크 : 컴플렉시티’ 공연의 시작과 끝을 정규 2집 ‘LEMONADE’ 수록곡으로 장식했다.
앨범에 담긴 10곡 중 9곡을 무대에 올리며 사실상 정규 2집 전체를 공연으로 구현했다. 신곡을 기존 히트곡 사이에 끼워 넣는 데 그치는 구성과 달리, 정규 2집이 공연의 중심축이자 새로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됐다.
에스파는 ‘Savage’와 ‘Spicy’처럼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대표곡도 제외했다. 히트곡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에 이룬 성과보다 현재의 음악에 무게를 실었음을 보여주는 셋리스트였다.
공연 중반부를 채운 여섯 곡 연속 솔로·유닛 무대도 이러한 구성의 맥락과 맞닿아 있었다. 카리나·윈터·지젤·닝닝의 솔로곡과 두 개의 유닛 무대가 이어지며 각 멤버의 성장한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단순히 의상을 교체하기 위한 막간 무대가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개성과 조합을 보여주는 독립적인 구간이었다.
그러면서도 공연 후반에는 ‘Armageddon’을 시작으로 ‘Drama’, ‘Next Level’, ‘Supernova’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히트곡을 촘촘히 배치했다. 공연의 열기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동시에 그 사이에 배치한 신곡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Next Level’은 에스파의 현재 위상을 만든 대표곡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고척돔 공연에서 에스파는 이 곡을 비롯한 기존 히트곡의 위력에 기대지 않았다. 대신 정규 2집의 음악과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현재의 에스파’를 각인시켰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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