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정명달 기자]용인특례시가 반도체 산업을 도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산업 인프라 조성과 함께 미래 인재를 키우는 교육정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대형 투자가 현실화하면서 용인이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용인특례시는 지역 청소년들이 이 같은 산업 변화의 중심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AI 미래인재 여름방학 캠프’는 이러한 용인시의 인재양성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용인특례시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용인교육지원청, 경희대 RISE사업단 미래인재센터와 함께 지역 고등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캠프를 운영했다.
단순한 진로 설명회가 아니라 실제 대학 연구·교육시설에서 반도체와 AI 기술을 직접 체험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반도체 공정부터 피지컬 AI까지…‘체험형 교육’으로 미래 진로 설계
첫날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오픈랩에서 반도체와 AI 기초교육, 피지컬 AI 실습, 대학 진로탐색 특강 등이 진행됐다.
이어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지역혁신센터(RIC센터)와 오픈랩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반도체 공정 과정을 체험하고 AI·메이커 기반 실습에 참여하며 교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첨단산업 현장을 경험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멘토로 참여한 진로 멘토링도 마련됐다. 학생들은 선배들에게 대학 전공과 학업, 진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상담을 받았다.
용인시가 반도체 교육을 시작한 것은 2024년부터다. 지난해부터는 경희대와 협력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이론교육과 기업 탐방 등을 진행하며 교육의 폭을 넓혔다.
올해는 여기에 AI 실습과 반도체 공정 체험을 더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진로를 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심화했다.
■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중심에 용인”…산업·교육 함께 키운다
용인시가 반도체 인재양성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가 있다.
현재 용인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초대형 반도체 산업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 778만㎡ 규모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360조원을 투자해 6기의 반도체 팹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국가산단 계획이 승인·고시된 데 이어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원삼면 415만㎡ 규모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당초 122조원 규모였던 투자계획은 생산라인 확대 등을 거치며 크게 늘어났으며, 용인시는 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600조원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팹 공사는 2025년 2월 시작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의 미래연구단지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용인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반도체 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집적하는 종합 반도체 생태계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6년 6월 국내 최첨단 반도체 등에 대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인 및 기존 반도체 단지에 1,650조원을 배정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2026~2040년 국내 투자에 대한 중장기 계획으로 향후 시장과 경영환경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 이상일 시장 “반도체 중심도시” 비전…인프라와 인재를 동시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을 단순한 반도체 생산도시가 아닌 연구개발과 제조가 결합된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만드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용인에 추진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형 프로젝트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교통·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해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이 반도체 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용인시가 경희대 등 지역 대학과 협력해 반도체 교육을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이다.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가 완성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키우고, 지역 학생들이 성장해 다시 용인의 반도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반도체 도시’ 용인의 다음 경쟁력은 AI와 인재
특히 이번 캠프에 AI 교육을 접목한 것은 반도체 산업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첨단 패키징 등 새로운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 산업 역시 AI와 결합한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용인시가 반도체 공정뿐 아니라 피지컬 AI와 메이커 실습 등을 교육과정에 포함한 것도 미래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 청소년들이 첨단산업 분야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캠프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인재양성 교육을 보완·확대하고 고등학생뿐 아니라 반도체기업 재직자와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산업단지에서 교실까지…‘반도체 중심도시’의 완성 조건
용인의 반도체 정책은 이제 거대한 팹과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단계에서 인재와 연구개발, 기업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한 물리적 기반을 만든다면, 지역의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AI 교육은 그 안을 채울 인적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상일 시장이 강조해 온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용인’이라는 비전도 결국 산업과 사람, 기업과 교육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될 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번 여름방학 캠프에 참여한 30명의 학생들에게 반도체와 AI는 단순한 교과목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갈 도시의 미래산업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향해 달려가는 용인에서 이제 새로운 경쟁은 ‘얼마나 많은 팹을 유치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용인특례시가 산업과 인재양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