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가맹점주단체에 본사와의 공식 협상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지난 3일 입법예고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당한 사유 없이 협상을 거부하면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정작 점주단체 안에서도 소규모 브랜드는 등록 문턱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무엇이 바뀌나
9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따르면 내년부터 같은 상호를 쓰는 전체 점주의 10% 또는 1000명 이상을 모아 단체를 공정위에 등록하면, 본사를 상대로 주요 거래조건에 대해 공식 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가격 정책·필수품목·광고판촉 등 주요 거래조건을 두고 본사와 점주 간 협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협의를 거부하면 시정명령 대상이 된다. 규모가 작은 브랜드를 고려해 최소 가입자 수는 30명으로 뒀다.
등록된 단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본사는 14일 안에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회 이상 회의를 거쳐야 하고, 회의록을 작성해 3년간 보관해야 하며, 협의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점주들에게도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다만 소모적인 협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도 뒀다. 같은 안건은 180일, 별개 안건은 60일(가맹점 100개 미만 본사는 90일)간 재협의를 요청할 수 없다. 한 브랜드에 여러 등록단체가 있으면 본사는 다른 등록단체에도 협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고, 협의를 요청한 단체의 가입률이 30% 미만이면 가입하지 않은 점주들의 의견도 별도로 들어야 한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로, 그 등록 요건과 협의 절차를 구체화한 것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자가 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단체의 구성 절차나 요건 등이 별도로 규정되지 않아 단체를 구성하더라도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가맹본부 또한 이를 이유로 협의에 응하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프랜차이즈協 “10% 단체 난립” vs 점주단체 “30명 하한은 맹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시행령이 나온 당일 입장문을 내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10%라는 등록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한 브랜드 안에 최대 10개 이상의 단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처럼 대표 단체가 합의한 내용이 전체 조합원에게 적용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단체마다 다른 요구를 내놓으면 협의가 끝없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업체 한 관계자는 “광고 판촉은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점주 단체 의견이 첨예할 경우 지연될 수밖에 없다”라며 “애꿎은 점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필수품목 가격이나 광고·판촉처럼 경영 판단 영역까지 협의 대상에 포함된 점, 외부 제3자가 점주단체를 대리해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점도 문제로 지적하며 등록 기준을 35~5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점주단체 안에서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체 등록 비율은 10%지만 최소 가입자 수를 30명으로 정하면서, 가맹점 수가 적은 소규모 브랜드는 사실상 훨씬 높은 가입률을 채워야 단체를 등록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가 함께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이 10~19개인 브랜드는 전체의 60~100%, 20~29개인 브랜드는 30~60%가 가입해야 30명을 채울 수 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일수록 등록 문턱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셈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박승미 정책위원장은 “자영업자인 점주들이 기업 근로자들처럼 한 곳에 모여 근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단체 조직이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며 “소규모 업체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라고 지적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다음 달 14일까지, 함께 마련된 협의절차 관련 고시 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이달 24일까지 진행된다. 공정위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연내 시행령 개정과 고시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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