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는 KBO리그 최단신 타자가 두 명이나 있다. 외야수 김지찬(25)과 김성윤(27)의 키는 1m63㎝. 1·2번 타순에 배치돼 테이블세터 역할을 수행하는 두 선수에게 삼성 팬들은 '삼파룸파(삼성+움파룸파)'라는 귀여운 별명을 붙였다. 움파룸파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등장하는 소인족이다.
하지만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결코 귀엽지 않다. 날카로운 타격과 번뜩이는 수비, 날쌘 주루 능력을 두루 갖췄다. 중심타선 앞에 푸짐하게 '밥상'을 차리는 두 선수의 활약 덕분에 2026년 삼성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두 선수의 타격 스타일은 다르다. 김지찬이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으로 출루를 노린다면, 김성윤은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며 상대를 압박한다. 김지찬은 타율 0.333(318타수 106안타) 74득점, 출루율 0.428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리그와 득점은 리그 6위이고, 출루율은 리그 3위다. 김성윤은 타율 0.309(285타수 88안타) 3홈런 53득점 출루율 0.386 장타율 0.411을 올렸다.
이들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키에 따라 ABS존 높이가 정해지는 만큼 두 선수를 연달아 상대하는 투수가 볼카운트 싸움에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두 선수가 출루하면 상대는 더 골치 아프다. 올해 김지찬은 18도루, 김성윤은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추가 진루 부문에선 김지찬이 시즌 75회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김성윤은 부상 때문에 3주 결장했는데도 추가 진루 52회(1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홈런 1위 팀(161개) 삼성은 올 시즌 팀 홈런 6위(87개)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팀 타점이 2위(542개·1위 한화 이글스 543개)인 건 구자욱-최형우-르윈 디아즈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 앞에 똘똘한 테이블세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비 공헌도도 크다. 중견수 김지찬은 넓은 수비 범위로 외야 중앙을 철통같이 지킨다. 지난 25일과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펜스에 부딪히며 안타성 타구를 두 차례나 걷어냈다. 우익수 김성윤은 다이빙 캐치 등 호수비는 물론, 강한 어깨로 6차례나 외야 보살을 기록하며 주자의 추가 진루를 막아냈다.
김지찬은 "(김)성윤이 형과의 시너지가 정말 좋다. 우리가 KBO리그에서 (신장이) 가장 작은 선수들인데, 우리 둘이 좋은 플레이를 했을 때 더 뿌듯하기도 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상대 팀에겐 까다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싱긋 웃었다.
'작은 거인'들의 맹활약이 2014년 통합 우승 후 잠들었던 사자 군단을 다시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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