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이우진 기자] 한때 렉스턴은 국산 대형 SUV의 상징이었다. 프레임 보디와 후륜구동 기반 4WD, 묵직한 디자인을 앞세워 수입 SUV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1%’라는 광고 문구가 어색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26년 7월 렉스턴의 국내 판매량은 단 29대에 그쳤다.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사실상 밀려났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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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판매량 고작 2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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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은 지난 6월 111대에서 한 달 만에 73.9% 감소했다. 지난해 7월 107대와 비교해도 72.9% 줄었다. 최근 1년간 월 77~168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결국 30대 아래까지 무너졌다.
KGM 전체 내수 판매량도 2,6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1.4% 감소했다. 이 가운데 렉스턴의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무쏘 EV 615대, 무쏘 612대, 티볼리 480대와 비교하면 브랜드 대표 SUV라는 설명조차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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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차는 수천 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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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현대차 싼타페는 3,822대, 팰리세이드는 2,545대가 판매됐다. 차급과 차체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넓은 공간을 갖춘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충분히 비교되는 모델이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싼타페는 렉스턴의 약 132배, 팰리세이드는 약 88배다. 두 모델을 합친 판매량은 렉스턴의 약 220배에 달한다. 시장이 줄어서 모두 어려웠다는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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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에서 갈린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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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렉스턴을 외면한 가장 큰 이유는 제한적인 파워트레인이다. 싼타페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팰리세이드는 완전변경과 함께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새롭게 추가했다.
반면 렉스턴은 여전히 2.2리터 디젤 엔진 하나에 의존한다. 프레임 보디와 4WD는 견인이나 험로 주행에서 분명한 장점이지만, 정숙성과 연료비, 도심 주행 비중을 고려하는 패밀리 SUV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4천만 원을 넘는 시작 가격도 문제다. 비슷한 예산으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비교할 수 있고, 지출을 조금 더 늘리면 신형 팰리세이드까지 선택지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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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만 바꿔선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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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도 렉스턴을 방치한 것은 아니다. 2023년 뉴 아레나를 출시하며 전면 디자인과 실내를 바꿨고,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전자식 변속 시스템 등 일부 편의사양도 보강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디지털키,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확대하는 동안 렉스턴의 변화는 외관과 일부 편의사양 개선에 머물렀다.
소비자가 기다린 것은 새로운 그릴이나 휠 디자인이 아니었다. 기존 렉스턴과 확실히 구분되는 파워트레인과 주행 경험, 세대가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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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꺼낸 반격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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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은 렉스턴의 헤리티지를 계승할 프로젝트 ‘SE-10’을 2027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2.0리터 가솔린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성을 예고했다는 점은 반갑지만, 현재 렉스턴의 경쟁력을 회복하기에는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7월, 29대는 렉스턴이라는 이름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동안 충분한 상품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과에 가깝다.
프레임 보디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렉스턴이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매 추락은 더욱 안타깝다.
이우진 기자 lw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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