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부터 대형 손보사까지…보험업계 AI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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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교보부터 대형 손보사까지…보험업계 AI 전면전

투데이신문 2026-08-08 09:53: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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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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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업계의 인공지능 경쟁이 단순 고객상담과 업무 자동화를 넘어 영업·심사·보상 등 핵심 업무로 확대되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설계사의 AI 활용 역량과 영업지원 시스템을 강화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은 의료심사와 사고 과실 판단, 보험사기 탐지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단계를 지나, AI를 활용해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 과정의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인공지능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도 올해 보험산업의 주요 과제로 AI 확산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산업 전환을 제시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5단계 AI 역량 강화 교육체계를 마련했다. 교육 과정은 AI에 대한 기본 인식과 윤리부터 사내 AI 검색 도구인 ‘AI 서치’, 외부 생성형 AI 활용법, 영업 현장 적용 과정으로 구성됐다. 내년부터는 신인 컨설턴트 교육과정에도 AI 교육을 필수로 편성할 예정이다.

“AI 쓰는 설계사가 경쟁력”…생보 빅3 영업 현장에 확산

삼성생명의 교육 강화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객이 보험과 보장 정보를 직접 찾아본 뒤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단순히 보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사전에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맞춤형 상담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설계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화생명은 설계사의 상담 훈련을 지원하는 ‘AI STS’를 영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고객의 기존 계약과 부족한 보장 내용을 바탕으로 상품 제안 화법을 만들고, 설계사의 말하는 속도와 목소리 크기, 발음 정확도 등을 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실제 AI STS 이용 설계사의 월평균 판매 실적은 미사용자보다 40% 이상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인 설계사를 위한 AI 활용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번역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설계사의 보험 자격시험 학습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객의 보험금 지급 이력과 고객센터 상담 내용 등을 반영한 초개인화 상담 화법도 개발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설계사가 고객의 보험 가입 내역을 분석하는 ‘보장분석 AI 서포터’를 운영하고 있다. AI가 암·뇌·심장·치매·간병 등 주요 영역의 보장 현황을 요약하고 부족한 보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신인 설계사 교육과정에도 해당 시스템의 활용 교육을 포함했다.

영업조직 관리자에게는 ‘FP소장 AI 어시스턴트’를 제공한다. 팀원 목표와 수수료를 예측하고 설계사 영입 후보를 추천하는 등 조직 운영을 지원한다. 임직원이 사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는 ‘AI Desk’도 함께 도입하면서 AI 적용 범위를 영업조직뿐 아니라 내부 업무로 넓혔다.

생보사들의 AI 경쟁이 설계사의 상담 역량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됐다면, 손보사들은 사고와 질병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심사·보상 업무를 중심으로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료심사부터 과실 판단까지…손보사 AI는 ‘보상’ 겨냥

삼성화재는 진단서와 검사 결과지, 수술기록지 등 의료 문서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AI 의료심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암 진단과 수술급여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AI가 추출해 심사자의 검토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입원 치료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영역에도 AI를 적용해 심사 기준을 정교화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인수심사에 AI 자동심사 프로세스 ‘2Q-PASS’를 적용했다. 일정 기간 실손보험을 유지하고 과거 병력이 적은 고객은 두 가지 알릴 의무에 답하면 별도의 심사자 개입 없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임직원 업무를 지원하는 ‘AI Assistant’를 도입하고, KAIST와 보험 특화 AI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등 조직과 기술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기존 디지털전환추진본부를 ‘AI데이터본부’로 확대하고 고객 콜센터 조직을 본부 산하로 옮겼다. 상담과 민원, 고객 안내를 포함해 보험 업무 전 과정을 AI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사고 접수 단계에서 예상 과실비율을 산출하는 생성형 AI 기반 에이전트도 개발했다.

DB손해보험도 보상 업무를 비롯한 보험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의료 기록과 진단서 분석, 지급 기준 확인 등 손해사정 과정의 반복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보험금 지급 속도와 심사 일관성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기존 디지털전환팀 산하 조직을 별도 부서인 ‘AI 추진파트’로 확대했다. AI 서비스 개발과 보험사기 적발, 내부 업무 적용 방안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지난 6월에는 미국 AI 기업 팰런티어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검증을 마쳤다. 연내 계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으며, 팰런티어의 기술을 보험사기 탐지와 내부 경영진단 등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험사의 AI 활용 영역이 넓어질수록 정확성과 효율성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판단 근거의 투명성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처럼 소비자의 권리와 직결되는 업무에 AI가 개입하는 만큼,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사람이 재검토할 수 있는 통제 절차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업무를 찾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영업과 심사, 보상 등 실제 보험 업무 안에서 성과를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AI의 판단을 어디까지 활용하고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것인지가 보험사별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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