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새로운 지도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2년차의 동반자 역할을 하게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첫 오찬회동에서 언급한 '구조적 다수'를 위한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라는 표현을 놓고 일각에서는 '정계개편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중도·진보를 망라하는 외연확장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李대통령, 文만나 "구조적 다수 만들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 회동 자리에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성과를 기반으로 한 중도·보수 공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부 단합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거기서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뒷받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 정부가 이제는 국가 전체를 책임져야 할 주요 세력이 됐는데 아무 누구도 걱정하지 않도록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힘을 모으고 그 기반 위에서 구조적 다수를 향해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상은 그동안 진보 계열 정당이 정상적인 정치 상황에서 보수 정당과의 1대1 대선 경쟁에 승리한 적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DJP 연합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몽준 전 의원과의 단일화를 바탕으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2025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득표율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49.42%였다.
유시민 "3당 합당처럼 실패할 것" 김준일 "보수진영 흔들어 '정계개편' 선언"
이날 이 대통령이 언급한 '구조적 다수'라는 표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유시민 작가는 지난달 15일 유튜브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구조적 다수'를 정계개편 시도라고 평가했다.
유 작가는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을 언급하며 "구조적 다수를 만들려고 했던 시도가 3당 합당이다. 의석의 70%를 확보했지만 다음 총선에서 바로 깨졌다"며 "민주주의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건 발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어떤 의미로 대통령이 구조적 다수를 말했는지 모르겠으나,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재건축 재개발 구상이 있고, 구상을 뒷받침하는 팀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팀의 기획 수준이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보수 색채가 강한 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기존 민주당과 결이 다른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이 문 전 대통령과 친문계를 비판하는 상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18일 페이스북에 "'구조적 다수'를 따지기 전에 우리 내부가 먼저 균열되고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 구상을 내부 결속보다 앞서는 위험한 시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엿보인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도 2일 YNT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구조적 다수'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거는 유시민 작가의 표현대로 재건축이나 아예 재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구조적 다수, 청년 세대 중심의 정치적 기반"
김민석 "보수·중도·진보 망라하는 확장 해야" 송영길 "청년과 중도층, 스윙보터 포용"
강훈식 "청년세대 지지율 50% 이상 확보해야"
반면, 친명계는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를 외연확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청년층을 껴안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김민석 당 대표 후보는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의 첫 토론 자리에서 "대통령이 언급한 '구조적 다수'는 진보 세력과는 연대하고 조국혁신당 같은 당과는 상호토론을 통해 합당 여부를 결정하고 대대적인 보수·중도·진보를 망라하는 확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 없이는 진보·민주개혁 세력은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송영길 후보는 "저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송 후보는 민주개혁진보진영의 가치 연대를 유지하면서 청년과 중도층, 스윙보터를 포용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3일 민주당 워크숍에서 '제3의 길'을 언급했다.
강 실장은 영국 노동당이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정당에서 외연 확장을 통해 '모두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거듭난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고 한다.
또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사례도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했다. 강 실장은 "마크롱 대통령은 기존 진보 정치 문법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을 정확히 파악했다"며 "정치는 100% 수요자 우위의 시장이다. 대중들의 수요에 잘 응답하는 정당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청년 세대의 지지율을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도 '구조적 다수'라는 개념을 기존 정치공학적 연합이나 인위적 세력 재편과는 다른 차원에서 설명한다.
그는 보수 유권자를 일부 더 끌어오거나 민주당 내부 세력을 해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년층은 민주화·산업화, 영남·호남, 진보·보수 같은 과거의 정치 문법이 아니라 주거·일자리·자산 형성·계층 이동 가능성·공정한 경쟁 기회 등을 기준으로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민주당이 청년층, 수도권 중산층, 첨단산업 종사자, 중도개혁 성향 유권자와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고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곧 '구조적 다수'의 형성이라는 것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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