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픽]美, 폴리실리콘에 ‘가격하한+15% 관세’…中 태양광 공급망 정조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로드픽]美, 폴리실리콘에 ‘가격하한+15% 관세’…中 태양광 공급망 정조준

뉴스로드 2026-08-07 11:40:52 신고

3줄요약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최저수입가격과 관세를 동시에 적용하는 고강도 무역 조치를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관세 정책이지만, 미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산업정책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악시오스 등 복수의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폴리실리콘과 파생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수입 폴리실리콘의 최저수입가격(MIP)을 1㎏당 21달러로 정했다. 폴리실리콘을 원통형 덩어리로 가공한 잉곳과 이를 얇게 자른 웨이퍼에는 1㎏당 100달러, 태양광 전지에는 와트당 0.22달러, 완제품인 태양광 모듈에는 와트당 0.38달러를 각각 적용한다. 조치는 오는 12월 4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0시1분부터 발효된다.

▲수입가격 낮으면 차액만큼 관세…허위 신고 땐 영구 수입금지

이번 조치는 단순히 15%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과 다르다. 미국 수입업자는 제품을 반입할 때 미국 내 최초의 독립된 거래가격이 정해진 최저수입가격 이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신고 가격이 최저수입가격보다 낮으면 그 차액을 별도의 종량 관세로 내야 한다.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품목의 최저수입가격과 같은 금액이 관세로 부과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제출 서류가 중대하게 부정확하거나 인증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해당 수입업체와 계열사는 미국으로 관련 제품을 영구적으로 수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저수입가격과 별도로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 태양광 전지·모듈 등 파생제품에는 15%의 종가관세가 적용된다. 기존 반덤핑·상계관세나 세금, 수수료 등이 있는 제품에는 원칙적으로 이번 조치가 추가된다.

다만 한국과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스위스, 리히텐슈타인산 제품은 기존 일반관세와 이번 232조 관세를 합한 세율이 총 15%가 되도록 조정했다. 따라서 한국산 제품에 기존 관세와 별도로 일률적으로 15%를 더하는 구조는 아니다. 영국산 제품에는 10%의 232조 관세가 적용된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하한…중국 저가 제품 사실상 차단

미국 정부가 설정한 폴리실리콘 최저수입가격 1㎏당 21달러는 현재 중국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 시세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폴리실리콘 전문 조사기관 번로이터리서치가 집계한 8월 5일 기준 세계 평균 현물가격은 1㎏당 4.78달러였다.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도 최근 시장 평균가격이 1㎏당 17∼19달러 수준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정한 21달러는 중국 중심의 세계 평균가격보다 4배 이상 높은 셈이다.

백악관은 2020년 이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270% 이상 증가했고, 2024년 말 재고가 사상 최대인 40만t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점유율은 2005년 50%에서 2024년 2%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미 상무부 조사 결과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반도체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시설은 미시간주의 헴록세미컨덕터와 테네시주의 독일계 바커케미 공장 등 2곳뿐이다. 미국 태양광 제조업은 정부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투자가 주로 모듈 조립에 집중돼 잉곳·웨이퍼·전지는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다.

미국 내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 가격이 급격히 오를 경우 태양광 발전사업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는 태양광 개발업체와 반도체 수요업계를 중심으로 발전소 건설비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자동차 가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관세 피하려면 미국에 공장 지어라"

포고령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온쇼어링 프로그램’이다.

미 상무부는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이나 잉곳·웨이퍼·태양광 전지를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신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증설·재가동하는 기업의 투자계획을 심사할 수 있다. 승인받은 기업은 투자 규모에 비례해 공장 건설에 필요한 생산설비와 일부 원료·중간재를 232조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다.

기업은 늦어도 2029년 1월 20일까지 공장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 약속한 투자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면제 혜택이 중단되고 이미 감면받은 관세가 소급 추징될 수 있다.

WSJ는 이번 조치를 “중국이 더 이상 싼 제품을 덤핑하지 못하도록 가격을 정하고, 기업에는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정책”으로 해석했다. 미국에 제조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기업은 관세 면제를 신청할 수 있어 이번 조치가 사실상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환영…미국 현지화 효과 기대

한국 기업 가운데서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이번 조치를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앤디 박 한화큐셀 글로벌 최고경영자는 미국 태양광 전문매체 솔라파워월드를 통해 이번 결정이 현재 미국 태양광 제조업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 패널까지 공급망 전체를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목표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미국 공장에 투입된 수십억달러의 투자와 수천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화큐셀은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지난 6월 태양광 전지 생산을 시작했다. 공장이 완전 가동되면 연간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전지와 3.5G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한다. 인근 달턴 공장까지 합하면 미국 내 모듈 생산능력은 올해 3분기 8.6GW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잉곳·웨이퍼·전지·모듈을 미국에서 일괄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수입 완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추가 투자계획이 미 상무부의 온쇼어링 프로그램으로 인정될 경우 원료와 생산설비에 대한 관세 부담을 줄일 여지도 있다.

반면 말레이시아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 등 원료 공급업체에는 최저수입가격과 원산지 인증, 공급계약 구조가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제조업계와 일부 연방 의원들도 미국의 생산능력이 충분히 확대될 때까지 OCI의 말레이시아 공장과 바커의 독일 공장 등 비중국계 기업의 폴리실리콘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상무부에 제출했다.

한국산 ‘15% 상한’ 확보했지만 MIP 부담은 남아

한국 정부는 상무부 조사 단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 태양광·반도체 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산 제품을 특별히 고려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광범위한 수입 제한이 오히려 미국 내 투자와 공급망 구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최종 포고령에는 한국산 제품의 일반관세와 232조 관세를 합해 총 15%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전지·모듈에 적용되는 최저수입가격 자체는 한국산에도 적용되는 만큼 한국 기업이 관세 충격을 완전히 피한 것은 아니다.

특히 최저수입가격을 계산하는 기준과 장기계약 인정 범위, 한국 또는 미국에서 가공한 제품의 원산지 판단 방식, 미국 투자기업에 부여되는 면제 물량 등은 상무부와 CBP의 후속 지침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발효까지 120일의 유예기간을 둔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제품 구매업체들은 공급계약을 조정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제조업계 일각에서는 12월 4일 이전에 중국산 제품의 밀어내기 수출이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포고령은 상무부가 사재기나 재고 축적을 적발할 경우 해당 기업과 계열사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관세를 통해 수입품 가격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여부에 따라 기업별로 혜택을 차등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태양광 무역규제와 차이가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차단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 유럽 기업들에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도록 압박하는 ‘공급망 재편 포고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