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7일 코스피가 전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으로 반등을 시도할지, 간밤 미국 증시 약세를 따라 추가 조정을 받을지 기로에 섰다.
전날 코스피는 4.58% 급락한 6,296.38에 마감했다. 1.81% 내린 6,478.75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5.46% 하락한 6,238.32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낙폭 확대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3천495억원, 1천21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3조3천388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전일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된 만큼 이날 장에서는 개인을 중심으로 한 반발 매수세 유입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일 하락의 직접적인 압박 요인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의 실적 발표였다. 한국시간으로 6일 새벽 실적을 공개한 샌디스크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103억∼108억달러)가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국내 증시는 이를 반영해 장 초반부터 반도체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코스피가 연이틀 상승해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40%, 10.37% 급락하며 ‘23만전자’, ‘140만닉스’로 밀려났다. 주주환원 기대 약화, SK하이닉스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설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투자심리 위축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지수 급락과 달리 비(非)반도체 업종과 코스닥 시장에는 순환매가 유입되며 온기가 돌았다.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 수는 490개로 하락 종목(381개)을 웃돌았고, 코스닥지수는 0.26%(2.08포인트) 오른 801.67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8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6%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미 증시는 알파벳의 250억달러 회사채 발행과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주는 장중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 전환하며 나스닥의 상대적 견조함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 초반 2.5% 급락했다가 0.33% 상승 마감해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샌디스크(-6.81%)와 웨스턴디지털(-13.03%)이 실적 발표 후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웨스턴디지털은 기대를 웃도는 실적에도 주가가 크게 밀렸는데, 최근 시장이 출하량 증가 여부를 핵심 지표로 삼는 가운데 가격 인상에 의존한 매출 확대에 대한 경계심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급락 여파로 마이크론도 장중 7% 넘게 밀렸으나, 알파벳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향후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를 자극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되며 1.31%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장중 급락 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4.97% 내린 143.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정학 리스크와 통상 이슈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선물은 3.8% 급등한 배럴당 82.49달러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파생제품에 15%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을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 중국 등 저가 수입품 덤핑을 견제하고 자국 생산기반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 증시 관련 글로벌 투자심리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2.97%, MSCI 신흥지수 ETF는 1.0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러셀2000 지수와 다우 운송지수는 각각 0.58%, 0.71% 떨어졌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1.45% 상승 마감해 국내 현물 시장에서 일정 부분 반발 매수 유입을 예고하고 있다. 전일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완화된 만큼,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주 변동성 속에서 저가 매수와 추가 매도 공방이 맞부딪치는 방향성 탐색 장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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