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인터넷에서 광고할 때 차량가격뿐 아니라 관리비와 보험료 등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실제 지불 금액을 표시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차량을 구입한 뒤 7일 안에 엔진 등 주요 장치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일정 조건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환불 기준도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제12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연간 약 250만대가 거래되는 중고차 시장의 가격·성능정보를 투명하게 하고 판매자와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매매업자가 중고차를 인터넷 플랫폼에 광고할 때 차량가격과 각종 수수료를 합한 총비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다. 계약 단계에서 매도비와 알선수수료, 성능보험료 등이 뒤늦게 추가되는 이른바 ‘깜깜이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신뢰도도 높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중고차 관련 민원의 약 80%가 사고 이력이나 엔진·변속기 하자 누락 등 성능기록 부실과 연관돼 있다.
정부는 현재 차량 구조를 반영하도록 점검기록부를 개편하고 항목별 세부 점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침수와 사고 이력 등 중요 항목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처벌 근거도 신설한다.
현행 성능보험은 판매자 중심의 보증 체계로 바뀐다. 지금은 성능점검자가 보험에 가입하지만 앞으로는 매매업자에게 하자보증 책임을 부여하고, 기존 성능보험을 매매업자 의무보험으로 통합한다.
보증기간과 대상 항목은 확대하되 보험료 부담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의 하자 발생률 등 신뢰도 정보도 매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우수사업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9년 성능보험 도입 이후 하자 수리 책임이 보험사에 집중되면서 판매자와 점검자의 관리 유인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소비자에게 전가된 보험료는 5년 만에 2.2배로 늘었고, 보험 모집수수료와 운영비 등을 포함한 사업비 비중은 보험료 수입의 44%에 달했다. 자동차보험의 사업비 비중은 16%로 제시됐다.
환불 기준도 마련한다. 차량을 구입한 지 7일 이내 엔진 등 주요 장치에 하자가 발생하고,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이면서 매매가격의 30% 이상이거나 수리기간이 30일 이상이면 소비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세부 기준은 향후 태스크포스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
내차팔기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한다. 플랫폼이 제공한 차량 진단정보가 잘못돼 딜러나 차주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실제 손해액 수준의 보상기준을 마련하도록 한다.
클레임을 제기하거나 이용자 책임이 아닌 사유를 근거로 계정을 정지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플랫폼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행정처분 권한을 시·군·구청장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부여할 방침이다.
다만 매매업자의 부당한 감가 요구와 허위 보상청구도 금지한다. 정비명세서나 성능기록부를 조작하거나 차량 하자를 거짓으로 연출하는 행위에는 처벌 규정을 적용한다.
국토부는 9월 안에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성능·상태점검과 보험 등 세부 과제를 논의할 별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낡은 관행과 미비한 제도를 바로잡아 소비자는 안심하고 거래하고 사업자는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중고차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M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