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없는 절대 악”…‘호프’ 히든카드 음문석, 문제적 영화의 문제적 양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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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없는 절대 악”…‘호프’ 히든카드 음문석, 문제적 영화의 문제적 양배 [인터뷰]

스포츠동아 2026-08-07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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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고스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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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서 작품 전체의 서사를 뒤흔드는 가장 강렬하고 결정적인 인물은 황정민이나 조인성이 연기한 주연 캐릭터가 아니었다. ‘문제적 영화에서 가장 문제적 인물’, 음문석이 완성한 양배다.

영화 속 마을 외곽에 사는 수상한 목수 양배는 우연히 아기 외계인을 포획하며 마을을 외계 생명체의 습격에 휩싸이게 만든 대재앙의 원흉이다. 허름한 차림새와 툭 튀어나온 앞니, 서늘한 눈빛까지. 음문석은 그런 양배 특유의 의뭉스럽고 불쾌한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구현해 냈다.

●“악의 없이 그린 절대 악”

나홍진 감독이 음문석에게 설명한 양배라는 인물은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인물이지만 절대 악’이었다. 절대 쉽지 않은 설정이었지만, 음문석은 고민 끝에 어린아이에게서 해답을 찾았다고 돌이켰다.

“고민하다가 친한 누나의 3살 아이가 위험한 쪽가위를 입에 물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자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게 나쁜 일인지조차 모르잖아요. 양배도 악의를 품은 인물이 아니라 도덕적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접근했죠. 촬영할 때도 지성인이라면 차마 하지 못할 잔인한 말들을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려고 했어요.”

‘호프’ GV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양배를 향해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았다”며 음문석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했다. 음문석은 “봉 감독이 칭찬하시는 영상을 100번은 넘게 돌려봤다”며 감격했다.

“나 감독님과 작업하는 것 자체가 제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는데 봉준호 감독님께 칭찬까지 받다뇨! 믿기지 않았죠. ‘호프’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니저와 부둥켜안고 소리까지 질렀어요. 현장에서는 0.01초 프레임 단위까지 디테일하게 디렉팅하시는 모습을 보며 역시 거장이구나 느꼈어요.”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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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한국 영화사에 남을 작품”

양배의 기괴한 존재감을 완성한 데에는 분장의 힘도 컸다. 특수 제작한 치아를 착용한 덕분에 영화를 본 어머니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분장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특수 제작 치아 때문에 입술이 자꾸 말라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됐는데, 그게 캐릭터의 음습한 기운을 더 살려줬죠. 분장하면 저도 모르게 탁한 눈빛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음문석의 열연에는 이견 없이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호프’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극명한 호불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음문석은 작품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을 드러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시간이 지나면 ‘호프’가 한국 영화사에 분명히 기록될 작품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영화가 선사하는 극강의 몰입감을 꼭 극장에서 직접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제공|고스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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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와 가수, 모든 경험이 지금의 나 만들었다”

춤과 노래, 무술은 물론 단편영화 연출과 시나리오 집필까지 경험한 그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과거 원조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에 출연한 댄서이자 ‘SIC’이라는 활동명으로 가수 활동을 펼쳤던 그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들은 ‘하나만 진득하게 하라’고도 했지만, 제가 해온 모든 분야는 모두 10년 이상 꾸준히 해온 것들이에요. 춤을 추다 보니 음악을 하게 됐고, 노래를 부르며 표현력을 키우려다 보니 연기로 이어졌죠. 아무도 저를 찾아주지 않을 때는 ‘내가 직접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독학으로 편집까지 했고요.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재능을 지녔지만, 다시 가수로 돌아갈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은 배우로서 인정받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이유에서다.

“‘다시 무대에 선다면 어설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팬미팅 같은 자리에서 팬들을 위해 잠시 노래를 보여드릴 수는 있겠지만, 가수를 본업으로 다시 시작한다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길을 걸어왔지만 지금의 저는 배우로서는 여전히 신인의 마음이에요. 겸손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며 배우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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