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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발 유가 불안이었다. 브렌트유는 4%대 뛰며 배럴당 82달러 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 넘게 오른 77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이란 의회 상임위원회가 미국·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아예 금지하고, 위반 시 화물가액의 20%를 벌금으로 물리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파르스통신은 이란 해군이 해협 입구에서 ‘적대적 표적’을 타격했다고도 전했는데, 이는 이란 측 주장으로 별도의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예전만큼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밋TX캐피탈의 로버트 번스톤 트레이딩 헤드는 “여름철이라 그런지 이란 관련 헤드라인에 대한 피로감이 다소 있는 것 같다”며 “이란 이슈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었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결국 시장이 보고 싶은 건 세부 내용”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라이드 전략가도 “시장은 이번 분쟁 내내 여러 차례 ‘헛된 기대’를 봐왔다”며 “세부사항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관심은 이제 합의 성사 여부에서 최종 합의 내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었다.
업종별로는 11개 S&P500 섹터 중 에너지와 정보기술, 단 2개 업종만 상승했다. 에너지 섹터가 1% 넘게 오르며 가장 강세를 보였고,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2%, 1%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두 회사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고유가로 “돈을 너무 많이 벌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반대로 부동산·소재·산업재 업종은 각각 1%가량 빠지며 낙폭이 컸다.
개별 종목에서는 실적 후폭풍이 두드러졌다. 마케팅 플랫폼 업체 앱러빈은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20% 급락했고, 클라우드 보안업체 데이터독은 3분기 매출 성장 둔화를 예고하며 급락, 두 종목 모두 이날 S&P500 하락을 이끈 주요 종목으로 꼽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는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6.8%, 웨스턴디지털은 1분기 가이던스 부진에 13% 밀렸다. 다만 두 회사 모두 4분기 실적 자체는 예상을 웃돌았고, 최근 1년간 각각 3000%, 500% 넘게 급등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함께 나온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JJ 키나한 리테일 사업 총괄은 “시장이 실적 발표가 몰렸던 활발한 거래 기간을 지나 숨을 고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매출이 부진한 가이던스와 겹치면 항상 주가를 끌어올리는 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반전도 있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초기 투자자 보유 물량 9억주 이상에 대한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되며 매도 물량 우려가 컸지만, 정규장에서는 오히려 6%대 상승 마감했다. 다만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다시 1%가량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 UWM홀딩스는 2분기 대규모 순손실을 내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중단한 여파로 이날 주가가 약 35% 하락했다. 전날 종가 대비 낙폭이 장중 49%까지 커졌다가 막판에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밖에 JP모건이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207달러로 상향한 샤크닌자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결국 1%가량 반락하며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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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오는 7일 발표될 미국 7월 비농업고용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고용 증가폭 8만명,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4.2%다. 6월(5만7000명 증가)에 비하면 소폭 개선이 예상되는 수준이다. 이번 지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통화정책 사전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만큼 시장이 개별 지표 하나하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실적 호조와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에 다우와 S&P500이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382곳 가운데 84.8%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1994년 이후 평균 서프라이즈 비율(68%)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이번 주 초 랠리를 뒷받침한 핵심 근거였다.
채권·통화 시장도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반영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5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오른 4.66%까지 상승했고, 달러인덱스도 0.2% 올랐다. 유가발 물가 우려가 채권·외환시장까지 번진 셈이다. 기업 관련 소식도 이어졌다. 알파벳은 인공지능(AI) 관련 회사채 발행으로 250억달러(약 35조6050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며, 넉넉한 금리 조건 덕분에 올해 최대 규모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태양광 패널 등 폴리실리콘 함유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수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견조한 실적 시즌과 호르무즈발 유가 불안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유가 쪽 재료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며 소폭 조정을 받은 하루로 요약된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호르무즈 협상의 세부 내용과 오는 7일 나올 고용지표, 그리고 이 두 변수가 오는 9월 연준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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