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보령머드축제에서 체험객들이 사용한 머드와 오염수가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우수관을 통해 바다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사용 후 머드의 법적 성격과 환경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첫 성분검사가 시작됐다.
29년째 이어져 온 축제 운영 방식이 처음으로 검증대에 오른 것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단순한 환경 논란을 넘어 보령시와 축제 운영기관의 관리 책임, 관련 법령 위반 여부까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취재진과 관계기관 입회 아래 축제장 배수로에 쌓여 있던 침전 슬러지와 유출수가 각각 채취됐다. ▶본보 7월 27·30일자 사회면 참고
시료는 채취 번호와 시간을 기록한 뒤 봉인됐으며, 충남도 환경부서와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전달돼 성분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검사의 핵심은 체험객이 사용한 뒤 물과 섞여 배수로에 침전된 머드가 「물환경보전법」상 '오니'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특히 오니로 판단될 경우 별도의 수거와 적정 처리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축제 운영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검사를 요청한 측은 사용 후 머드가 단순한 흙이 아니라 다수의 이용객을 거친 뒤 배출되는 슬러지인 만큼 법적 성격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료 머드와 사용 후 침전물, 최종 유출수를 함께 분석해 성분 변화를 비교해야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령시와 축제 운영 측은 배수로에는 인근 상가 등 외부에서 유입된 물질이 함께 섞였을 가능성이 있어 배수로 시료만으로 축제 머드의 성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장에서는 축제 운영 방식도 사실상 확인됐다.
운영 측은 체험시설에서 사용한 머드와 물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함께 배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전을 기다려 머드만 따로 수거할 경우 다음 날 행사 준비에 차질이 생겨 현실적으로 분리 처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은 원료 머드를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체험객이 이용한 뒤 물과 섞인 머드가 그대로 우수관으로 배출된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앞서 보령시 역시 축제장 배수시설이 오수관이 아닌 우수관으로 연결돼 있어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대천 앞바다로 방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축제 기간 동안 발생하는 폐머드는 약 350톤 규모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약 20톤에 달하는 머드와 오염수가 별도의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고 배출됐다면 환경적 영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과 관광객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에서는 "피부에 사용하는 천연 머드라고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이 이용한 뒤의 오염수까지 정화 없이 바다로 흘러간다면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검사 요청 측은 성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도 사용 후 머드를 별도로 수거해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운영 측은 현재 저장시설과 분리설비가 없어 축제 기간 중 즉시 운영 방식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메인 행사장과 엑스포광장 등 두 곳의 배수로 유출수를 자체 채취해 별도의 수질검사를 의뢰했으며, 검사 결과 문제가 확인될 경우 내년 축제부터 배수시설을 오수관 또는 하수처리시설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분검사는 단순한 수질검사가 아니다.
▲사용 후 머드가 법적으로 오니에 해당하는지 ▲채취 시료가 축제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 ▲최종 방류 경로가 어디인지 ▲어떤 법률과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 등이 모두 판단 대상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우수관 방류의 적정성은 물론 보령시와 축제 운영기관의 환경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논란은 "29년 동안 같은 방식이 반복돼 왔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사용 후 머드가 우수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바다로 배출됐다면, 그동안 정기적인 성분조사와 환경영향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행정 책임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종 결론을 위해서는 원료 머드와 사용 후 슬러지, 배수로 유출수에 대한 교차 분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검사 결과 수질기준 초과나 관리상 문제가 확인될 경우 현재의 배출 방식은 즉각 개선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기준 이내로 나타나더라도 대규모 국제축제에서 사용 후 머드를 우수관으로 배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별도의 분리·저장·처리시설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9년 동안 이어져 온 보령머드축제의 배출 시스템이 이번 첫 성분검사를 통해 환경과 안전을 모두 충족하는 방식이었는지, 그 결과에 전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