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창고 대놓고 서로 공격…민간인 피해 속출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 격화로 민간인 피해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물류 창고시설까지 타깃으로 삼고 비무장한 상인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해 다급해진 양측이 민간인을 볼모로 폭주하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발라클리아의 주택가가 밤새 러시아 공격을 받아 민간인 3명이 숨졌다.
북부 수미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최소 19명이 다쳤다.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 드론이 승합차를 공격해 6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장거리 드론 기술을 앞세워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후방 도심의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위기감도 작지 않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허점을 노리고 거의 매일 도심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활공폭탄을 쏘고 있다. 전날에도 키이우 등이 대규모 공격을 받아 민간인 17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 2월 말 이란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걸프 지역의 패트리엇 수요가 늘면서 우크라이나는 방공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의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러시아 남부 흑해 휴양지에서 드론이 폭발해 아이 3명을 포함해 7명이 사망했다.
최근 양측이 민간 물류창고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형 이커머스 기업 와일드베리스의 창고를 집중 공격하자 러시아도 전날 같은 방식으로 키이우 민간 창고를 겨냥해 보복에 나섰다. 양측은 서로 군사적 목적에 사용되는 민간 창고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전쟁과 무관한 민간 시설을 고의로 겨냥했다"는 상대방의 비판에는 귀를 닫고 있다.
4년 넘게 계속된 전쟁에도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한 양측이 결국 민간인을 볼모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우크라이나는 국경 1천500㎞ 밖의 러시아 석유 정제 시설까지 공격하면서 러시아 내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고 있지만 최전선에서는 러시아의 기세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크림반도의 보급로도 사실상 봉쇄했지만 그 이상의 압박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장기화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민간인의 공포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고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겨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심 에너지 시설 집중 공격으로 전력·난방이 차단되면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극심한 혹한에 시달렸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도심에 탄도미사일과 활공폭탄을 쏟아붓는 것도 같은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4일에는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비무장한 노점 상인을 따라가면서 공격하는 러시아 자폭 드론 영상이 공개되면서 러시아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공격한다는 주장에 더 힘이 실렸다.
우크라이나의 와일드베리스 공격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산층의 전쟁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와일드베리스는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로 월 이용자 수는 약 8천100만명이다.
최근 민간인 피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지난 달 러시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377명이 숨지고 2천12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4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민간인 피해다.
러시아 에너지 시설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흑해 '그림자 선단'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러시아 서부 바시키르공화국의 바슈네프트노보일 정유공장과 야로슬라블 지역의 슬라브네프트 정유공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흑해에서 러시아군 순찰정과 그림자 선단 선박들도 공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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