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일하는 고령층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1.5배 늘어난 규모다. 고령층 10명 중 7명은 앞으로도 일을 계속하기를 원했고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까지 높아졌다. 주된 일자리에서는 평균 53세에 떠나지만 그 뒤로도 20년 넘게 더 일하기를 원하는 셈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701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7만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1012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34만5000명 늘었다. 고령층 취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 671만5000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약 1.5배 늘었다.
다만 고령층 인구 자체도 빠르게 늘면서 고용률은 59.5%로 지난해와 같았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취업자가 15만5000명 늘었고 도·소매업에서도 8만명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에서는 8만3000명 줄었다.
고령층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17년7.1개월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평균 연령은 53세에 불과했다.
고령층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178만2000명으로 전체의 69.2%에 달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로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주된 직장에서 평균 53세에 퇴직한 뒤에도 20년 넘게 추가로 노동시장에 머물기를 원하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고령층의 높은 근로 의향을 단순히 ‘건강해져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한다’는 변화로만 보기는 어렵다. 계속 일하고 싶은 이유를 묻자 응답자의 53.4%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는 응답은 36.7%였다. 여전히 절반 이상이 생계를 위해 일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흔히 대부분의 노인이 수령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국민연금은 수급자가 늘었지만 생활비를 충분히 보장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고령층 가운데 연금을 받는 사람은 896만9000명으로 전체의 52.7%에 그쳤다.
수령액 분포를 보면 연금소득의 취약성이 더 선명하다. 월 25만~50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이 전체 연금 수령자의 37.7%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원 미만이 33.2%였다. 두 구간만 합쳐도 70%를 넘는다. 반면 월 15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15.9%였다.
현재 고령층의 연금액이 충분하지 않은 데에는 국민연금 제도의 짧은 역사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도입됐다. 현 70대 이상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에야 국민연금 제도에 편입됐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 고령층 가운데 자영업자나 영세사업자, 비정규직 등으로 일한 사람은 보험료 납부 이력이 단절된 경우가 적지 않고 소득이 없어 납부예외 상태였던 기간도 가입기간으로 충분히 쌓이지 않는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역시 장기간 가입 이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현재 고령층 상당수는 충분한 연금은 확보하지 못해 퇴직 이후에도 다시 노동시장으로 밀려나는 구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이른 나이에 퇴직한 뒤 저임금 일자리로 이동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고령자 계속고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 오태희 과장과 인천대 이장연 교수는 논문 ‘우리나라 고령자의 준비되지 못한 은퇴 이후 소득절벽 효과 추정’(2023)에서 “정부는 고령층이 일자리 정보를 한층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고령자가 오랜 기간 근무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을 활용하고 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소득의 급격한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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