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의 개인회생으로 전세금 조기 반환을 원할 경우, 합의 해지는 가능하나 집주인 거부나 HUG의 지급 거절 위험이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027년 4월까지 전세계약이 맺어져 있는 A씨는 최근 집주인 B씨의 개인회생 신청 소식을 법원 등기로 접했다.
A씨의 전세보증금은 2억 5000만 원. 다행히 전액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보험에 가입했고,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실거주 요건을 모두 갖춰 법적 보호장치는 마련된 상태다.
문제는 시점이다. 내년 결혼과 부동산 매수를 계획 중인 A씨는 2027년 계약 만기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집주인과 합의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고 보증보험을 올해 안에 청구하고 싶지만, 법원 등기에 적힌 '변제 요구 금지' 문구가 마음에 걸린다. A씨는 계획대로 보증금을 미리 돌려받을 수 있을까?
'중도 해지 합의', 법원의 금지명령 위반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동의해 계약을 끝내는 '합의 해지' 자체는 법원의 금지명령 위반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들은 법원의 명령이 채권자가 강제로 돈을 받아내려는 행위를 막는 것이지, 계약 당사자 간의 자발적인 합의까지 막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의 강제집행이나 무리한 변제 요구를 막는 조치"라며 "계약 당사자 간의 원만한 합의 해지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도 "임차인과 임대인이 합의에 의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변제 요구 행위와 다르므로 원칙적으로 금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집주인이 합의에 응해 줄지는 미지수다. 특정 채권자에게 먼저 돈을 갚는 행위는 개인회생 절차에서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임대인이 회생 절차상 불이익을 우려해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섣부른 합의'가 보증금 회수 막을 수도…신중론 왜?
일부 변호사들은 중도 해지 합의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섣부른 합의가 오히려 보증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법승 이승우 변호사는 "임의적인 중도 해지 합의를 통해 보증금을 조기 수령하려는 계획은 법적으로 매우 위험하며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 변호사는 "회생 절차 중 당사자 간의 임의 해지는 HUG의 보증 이행 거절 사유가 될 여지가 크다"며 "임대인 역시 회생 절차 기각이라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합의에 협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세림 오치원 변호사 역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최근 HUG가 계약 종료 통보, 대항력 유지 등의 문제를 이유로 보증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HUG의 확인 없이 중도해지 합의나 퇴거를 먼저 진행할 경우 보증금 회수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안전한 회수 방법은 '만기까지 기다리는 것'
변호사들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계약 만기까지 기다린 후 HUG에 보증 이행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봤다. A씨는 확정일자 등 대항력을 갖추고 있어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만약 집주인 측과 중도 해지를 논의하게 된다면, 당사자인 집주인보다는 개인회생 절차를 대리하는 법무사와 소통하는 편이 더 정확하고 안전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담당 대리인과 서면 위주로 소통하길 권한다"며 "급한 마음에 임대인과 직접 구두로 조건을 확정하면 나중에 진술이 어긋나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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