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경제학] 경제성장까지 갉아먹는 역대급 폭염…李대통령 "국가적 기후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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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경제학] 경제성장까지 갉아먹는 역대급 폭염…李대통령 "국가적 기후 재난"

아주경제 2026-08-06 17:2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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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한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폭염이 회복 흐름을 보이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무더위가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냉방비와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성장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폭염이 갈수록 장기화·일상화하면서 일시적인 계절 충격을 넘어 경제 전반을 압박하는 상시적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도 국민 안전과 경제 전반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가뭄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사실상 국가적인 기후 재난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을 갖고 정책 대응 수준과 범위,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야외 작업장에서 가장 더운 시간대의 작업 중지와 휴식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농축수산물 피해 예방과 전력 수급, 사회기반시설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과 전남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9도 안팎까지 올랐다. 주말 비 소식이 있지만 다음 주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폭염 속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나흘 연속 발생해 올해 누적 사망자는 2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폭염은 생산 차질과 비용 증가를 거쳐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알리안츠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32도에 이르면 신체 노동 능력은 평소보다 약 40% 떨어지고 38도에서는 감소 폭이 3분의 2까지 확대된다. 32도 이상의 폭염이 경제에 미치는 생산성 충격은 반나절간의 파업과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한다. 극한고온이 35도에 이르면 기온이 1도 추가로 오를 때 1인당 에너지 소비는 약 1.2%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각국에서 발생한 극한고온을 1991~2010년 평균 기후와 비교한 결과 한국은 중국·스페인·브라질 등과 함께 1인당 에너지 소비가 4~5% 이상 증가하는 국가군에 포함됐다.

이 같은 에너지 소비 증가는 국내 전력 수요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력 당국은 폭염이 장기화하고 흐린 날씨까지 겹치면 이달 셋째 주 최대전력수요가 98.8GW까지 올라 2024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 97.1GW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공급능력 107GW를 확보해 최대 수요가 발생해도 예비력 8.2GW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늘어난 에너지 사용은 가계와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냉방비 등 필수지출이 증가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외식·의류·여가 등 비필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기업도 에너지 비용과 근로자 보호 비용이 늘고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서 투자 여력이 약해진다.

폭염은 먹거리 물가도 자극한다. 한국은행은 기온이 일시적으로 1도 오르면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0.4~0.5%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냉방비에 식료품비까지 오르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약해져 내수 회복에도 부담이 된다.

생산성 저하와 비용 상승이 반복되면 성장과 투자에도 장기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알리안츠리서치는 과거 가장 더웠던 5개 연도가 2026~2030년 강도를 높여가며 반복될 경우 폭염 노출도가 높은 국가의 누적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기준선 대비 5~7%, 고정자본투자 감소 폭은 평균 8%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을 일시적인 계절 재난이 아닌 상시적인 경제 위험으로 보고 경제 전망과 정부 정책에 기후변수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폭염은 먹거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구조적 위험"이라며 "정부와 한은은 기후변수를 경제·물가 전망에 상시 반영하고 기후적응 정책과 관련 예산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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