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핀셋 뉴스분석] 미국 FDA도 인정한 혁신 신약, 왜 한국 식약처 문턱 앞에서 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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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핀셋 뉴스분석] 미국 FDA도 인정한 혁신 신약, 왜 한국 식약처 문턱 앞에서 걸리는가

뉴스비전미디어 2026-08-06 17:10:09 신고

식약처,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쇠사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재생의학 첨단치료제(RMAT)에 이어 혁신치료제(BT)로 연달아 지정하며 신속 심사 궤도에 올린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 

정작 홈그라운드인 대한민국에서는 8년째 법정 공방과 허가 반려라는 높은 벽에 막혀 있다. 

최근 1심 법원이 식약처의 품목허가 반려 처분을 취소했음에도, 식약처는 결과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항소는 단지 한 바이오 기업과 규제 당국 간의 승패 싸움이 아니다. 대한민국 의약품 허가심사 체계가 품고 있는 만성적 폐단과 규제 일변도의 보수적 행정이 빚어낸 참사이자, 규제 기관 스스로 권위를 지키기 위해 산업의 발목을 잡는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의 단면이다.

법원이 1심에서 식약처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이유를 들여다보면 국내 규제 시스템의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첫째, ‘법률에 없는 고무줄 기준’의 적용이다. 네이처셀은 국내 임상 3상에서 통증 개선(VAS)과 관절기능(WOMAC) 등 주요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약사법상 명시적 근거도 명확지 않은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성’이나 ‘임상적 유의성’이라는 모호한 잣대를 들먹이며 빗장을 걸어 잠갔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할 규제 당국이 사실상 법률 위에 군림하는 독자적 판관 노릇을 한 셈이다.

둘째, 심사 절차의 공정성과 정당성 상실이다. 신약 허가의 중대 관문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심위) 운영에서 경쟁 기관 재직자가 1차 심의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심각한 이해충돌 가능성이 지적되었다. 

게다가 최초 제출 자료와 보완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함에도, 식약처는 추가 제출 자료에만 돋보기를 대는 행정 편의적 태도로 일관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식약처가 항소를 선택한 배경에는 "허가 심사 권한과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조직적 위기감이 작용했다. 

신약 개발의 사기를 북돋우고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기보다는, 자신들이 구축한 견고한 '규제 성벽'과 행정적 권위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식이다.

그 사이 세계 시장의 시계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FDA는 조인트스템의 혁신성과 잠재력을 인정해 사전회의(Pre-BLA)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한국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다. 

세계 최대의 까다로운 시장이라는 FDA가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안, 정작 국내 당국은 세계적 흐름과 엇박자를 내며 K-바이오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만들고 있다.

규제 기관의 본분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에 있다. 그러나 '안전'이라는 명분이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쇠사슬'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명확한 법적 기준 없이 고무줄 심사를 반복하고, 전문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심사 체계를 고집한다면 한국은 바이오 강국은커녕 ‘신약의 무덤’으로 전락할 것이다.

식약처는 이번 항소심을 통해 스스로의 권위를 방어할 것이 아니라, FDA보다 높은 문턱과 통제 위주의 보수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혁신 의약품을 기다리는 관절염 환자들의 절박한 시간은 규제 당국의 늑장과 고집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영철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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