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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실혼 관계를 시작한 A씨는 결혼 전부터 보유하던 억대 주식 계좌를 가지고 있다. 이제 막 3개월 차에 접어든 아내와의 관계는 원만하지만, A씨는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
A씨의 월 소득은 700만원, 아내의 소득은 25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공동생활비를 매달 150만원씩 똑같이 부담하고, 가사도 절반씩 나눈다. 출산 계획은 없다.
A씨는 만약 사실혼 관계가 해소될 경우, 이 억대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 봐 걱정이다.
A씨는 “개인 금융자산을 분할 대상으로부터 최대한 보호하고 싶다”며 아내의 기여 없이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자산을 운용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 물었다.
지금 헤어지면 분할 ‘0원’…“하지만 1년만 지나도 위험”
변호사들은 사실혼 기간이 3개월로 매우 짧은 현시점에서는 A씨의 금융 자산이 ‘특유재산’으로 인정돼 분할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혼인 전부터 보유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이라며 “현재 사실혼 기간이 짧고 생활비와 가사를 명확히 분담하는 점을 고려하면 80~90% 보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안전지대’가 영원하지는 않다. 법무법인 평정의 박선하 변호사는 “재판 실무를 보면 사실혼이든 법률혼이든 1년이 넘어가면 결혼 전 취득한 자산이라도 특유재산으로 인정받아 분할에서 제외하기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다.
대법원 판례는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일방이 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금 사실혼을 청산하면 재산분할의 여지가 거의 없겠지만, 관계가 지속될수록 위험은 커진다”고 짚었다.
재산 ‘신탁’하면 안전할까?…“재산 은닉으로 보이면 무효”
A씨는 개인 주식이나 연금 계좌를 ‘신탁’하면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신탁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신탁을 설정해도 ‘명의를 옮겨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이면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법원은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므로 재산 은닉 목적으로 판단될 경우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특유재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우자의 기여가 없었음’을 입증할 객관적인 기록을 꾸준히 남기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사실혼 시작 시점의 재산 목록과 잔고증명서 확보 ▲생활비 분담 협약서 작성 ▲금융 거래 내역 분리(주식 매매 자금은 본인 급여 계좌에서만 이체) ▲변호사 조력 하에 ‘사실혼 재산계약서’ 작성 등을 공통적으로 조언했다.
소득 무시한 ‘생활비 반반’이 오히려 독 될 수도
A씨는 공평하다고 생각했던 ‘생활비 반반’ 규칙이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박선하 변호사는 “소득 격차가 있는데도 공동생활비를 똑같이 부담하는 것은 소득이 적은 아내 쪽에 상당한 기여와 노력을 인정할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자신의 소득 대부분을 생활비로 쓰며 가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동안, 소득이 높은 A씨는 자기 재산을 불릴 여유를 얻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규덕 변호사도 “소득 차이에도 동일 금액을 생활비로 부담하는 구조는 오히려 배우자의 상대적 기여를 높게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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