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부터의 자유' 추구한 인간…문명이 부른 지구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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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부터의 자유' 추구한 인간…문명이 부른 지구의 위기

연합뉴스 2026-08-06 16:17: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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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수닐 암리스 '번영의 대가' 출간

'자연으로부터의 자유' 추구한 인간…문명이 부른 지구의 위기 - 1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날씨와 계절은 인류의 삶을 지배해왔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기후는 인간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늘'의 뜻에 따라 풍요가 찾아오기도 하고, 재앙이 닥치기도 했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자연의 제약을 극복해나갔다. 추위와 더위는 물론 굶주림과 질병 등에서 벗어나고, 자연을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을 키웠다. 그렇게 인류는 자연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누리며 번영을 이뤄왔다.

그러나 어떤 성취도 대가 없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자연으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한 인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역사학자 수닐 암리스 예일대 석좌교수는 신간 '번영의 대가'에서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번영이 어떤 선택과 대가로 이뤄졌는지 추적한다. 인류가 더 큰 자유와 번영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자연과 사회·경제를 어떻게 바꿨는지, 그 축적된 선택으로 지구가 오늘날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 파헤친다.

저자는 생물학, 지리학, 역사학,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며 지난 800년간의 인류 역사를 되짚는다.

책은 1218년 몽골 행정가 야율초재의 행차 장면과 함께 몽골제국의 팽창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초원에서 출발한 몽골제국은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서로 다른 생태계와 사람, 물자를 연결했다.

유목을 기반으로 한 몽골은 정복지를 확대하면서 농경 문화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으로 변모했다. 이는 인간이 자연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환경을 잇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대항해시대에는 바다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 유럽 탐험가들이 향신료와 금을 얻기 위해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세계는 더욱 거대한 교역망으로 묶였다. 유럽의 작물, 가축, 질병은 신대륙 생태계와 원주민 사회를 뒤흔들었다.

식민지 대륙에서는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업이 확산하면서 숲이 대거 농장으로 바뀌었다. 아메리카 원주민 대다수가 유라시아에서 건너온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수백 년간 1천만명 넘는 노예가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팔려 갔다.

결과적으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돼 오늘날 세계화와 무역의 토대가 만들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자원 수탈, 식민주의, 생태계 변화가 나타났다.

19세기부터 인류의 자연 극복 과정은 또 다른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산업혁명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인간에게 안겼다. 석탄과 석유가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했고, 증기기관과 철도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도 허물었다.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위생과 의학 발전으로 평균 수명도 크게 늘었다.

인류는 빈곤과 기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지만, 이러한 성공은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인류가 자연의 회복 속도를 앞지르며 자원을 소비하면서 산과 바다, 초원과 대지가 파괴됐다. 이런 변화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더 가속화됐다.

저자는 인간이 신대륙 개척과 산업혁명, 세계대전을 거치며 자연에 순응하기보다 자연을 이용하게 됐으며, 오늘날에는 지구 환경을 재편할 만큼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됐다고 진단한다. 그는 또 인간이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뿐 아니라 다른 인간의 자유도 빼앗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의 환경 파괴 연대기가 아니다. 인류는 자연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와 번영을 얻었지만, 기후 위기뿐 아니라 세계적 불평등, 국제 분쟁 등 또 다른 문제도 만들어냈다. 오늘날 지구의 위기는 인류 문명의 실패가 아니라 역설적으로 성공과 성취의 그늘인 셈이다.

저자는 역사가로서 처음 발을 내딛던 시절 사회정의와 경제적 권한 등을 우선시하고 환경 문제는 부차적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그 문제들이 모두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은 "옛날 옛적에는 모든 역사가 환경사였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며 자연과 인간의 자유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해나가야 할 투쟁은 스스로 생명체라는 깨달음을 마음에 새기고 지구상에서의 인간 번영이라는 새로운 이상에 통합하는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봄. 추선영 옮김. 576쪽.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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