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인사이트 (17)] 한창제지, 4년6개월치 주주명부 공개 소송…경영권 분쟁으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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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인사이트 (17)] 한창제지, 4년6개월치 주주명부 공개 소송…경영권 분쟁으로 확전?

뉴스락 2026-08-06 15:44: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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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한창제지가 4년6개월치 주주명부 공개를 요구받으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휩싸였다.

소송 제기 직후 최대주주인 김준영 대표이사가 연이어 주식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확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김 대표의 주식 매수는 소송이 알려지기 전 신고한 거래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있어 두 사안을 직접 연결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창제지는 지난달 20일 주주 오모 씨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사건번호는 ‘2026카합1416’이다. 신청인은 지난달 13일 가처분을 신청했고 한창제지는 같은 달 20일 법원의 통지서를 송달받았다.

신청인은 한창제지 본점이나 명의개서대리인이 보관하고 있는 2022년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의 주주명부와 실질주주명부를 열람·복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열람 대상에는 정기·임시주주총회와 각 폐쇄기를 기준으로 작성된 명부가 포함됐다. 주주의 성명과 주소, 보유 주식 수 등 주주명부 기재사항을 사진으로 촬영하거나 복사하는 것도 허용해 달라고 청구했다.

한창제지가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행을 마칠 때까지 하루 5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한창제지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4년6개월치 명부 요구…신청 목적은 아직 ‘안갯속’

금감원 전자공시.
금감원 전자공시.

이번 소송은 거래소 공시상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분류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청인이 최근 주주명부 한 건만 요구한 것이 아니라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작성된 주주명부와 실질주주명부 일체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현재 주주 구성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년간 주주 구성과 지분 변동 흐름까지 파악하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공시만으로는 오씨가 보유한 한창제지 지분 규모와 다른 주주와의 연대 여부, 주주명부를 요구한 구체적인 목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임시주주총회 소집이나 이사 선임·해임, 정관 변경 등 경영 참여와 관련된 별도의 요구도 공개되지 않았다.

주주명부 열람 신청만으로 신청인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거나 현 경영진과 의결권 경쟁을 벌이려 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향후 신청인이 주주명부를 확보한 뒤 다른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거나 임시주주총회 소집에 나설 경우 이번 분쟁은 본격적인 주주 행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추가적인 경영 참여 요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주 권리 확인을 둘러싼 법적 다툼에 그칠 수도 있다.

소송 직후 최대주주 지분 19.57%로 상승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과 맞물려  미국 국적인 김준영 대표가 장내에서 자사 주식을 잇달아 매수한 점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동안 한창제지 주식 11만1487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김 대표 개인 지분율은 17.88%에서 18.82%로 높아졌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식 9만14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재 김 대표의 보유 주식은 233만5406주, 지분율은 19.57%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 6명의 합산 보유량은 499만6720주로 늘었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41.12%에서 41.87%로 0.75%포인트 상승했다.

소송이 공시된 이후 김 대표가 사들인 물량은 모두 20만1501주다. 시점만 놓고 보면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비한 지분 강화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장내매수는 소송이 알려지기 전부터 계획된 거래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달 2일 주식 32만3886주를 7월 20일부터 8월 17일까지 장내에서 매수하겠다는 거래계획을 신고했다. 예정 거래금액은 약 8억원이며 회사가 밝힌 거래 목적은 책임경영 강화다.

8월 4일까지 매입한 20만1501주를 기준으로 하면 신고 물량의 약 62.2%를 이행한 셈이다. 계획대로라면 남은 매수 예정 물량은 12만2385주다.

따라서 김 대표의 최근 매수를 이번 소송에 대응한 경영권 방어 조치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계획된 매수가 계속되면서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흑자전환 속 불거진 지배구조 변수

한창제지는 1973년 설립돼 198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산업용지 전문기업이다. 경남 양산에 생산공장을 두고 백판지와 특수 산업용지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올펄프 전용 설비를 도입해 식품·의약품·화장품 등의 포장재에 사용되는 고급 백판지를 주력으로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생분해성 바이오매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에서 백판지가 차지한 비중은 99.4%에 달했다.

한창제지는 지난해 매출 2669억5190만원, 영업손실 51억9344만원, 순손실 130억9261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9.3%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됐다.

1분기 매출은 656억4683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16억8722만원, 순이익은 6억7746만원을 기록해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전년 동기에는 17억4264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생산량도 6만1103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했다. 원재료 가격 안정과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구조 전환이 수익성 회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상황에서 불거진 주주명부 소송은 한창제지에 새로운 지배구조 변수가 됐다.

향후 판단 기준은 세 가지다.

△법원이 주주명부 열람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하는지, △신청인이 명부를 확보한 뒤 어떤 주주 행동에 나서는지, △김 대표가 신고한 주식 매수계획을 얼마나 이행하는지다.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그러나 신청인의 후속 행동이 임시주주총회나 이사 선임 요구로 이어질 경우, 이번 가처분은 한창제지 의결권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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