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아이돌 관련 글을 올렸다가 사이버불링 표적이 된 A씨는 무고죄 역고소를 우려해 고소를 망설이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최근 SNS에 아이돌 멤버 C에 대한 글 하나를 올렸다가 집단 사이버불링의 표적이 됐다. “C가 욕하는 거 보고 싶다”는 내용의 게시글이었다.
이튿날부터 주동자 3명을 포함한 다수가 A씨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A씨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C의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A씨에게 욕설과 함께 '저능하다'는 비하 발언을 했고, 비공개 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이른바 '비계멘션테러'로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A씨는 이들의 행위가 담긴 게시글을 PDF 파일로 모두 저장해뒀다. 하지만 이들을 고소했다가 혹시라도 무고죄로 역고소당할까 봐 두려운 상황이다. A씨는 이들을 처벌받게 할 수 있을까?
'좌표 찍기'와 '비계 테러'…단순 팬심이 사이버불링으로
A씨가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린 건 지난 7월 말. “평소 단정한 이미지의 아이돌 멤버 C가 욕하는 거 보고 싶다”는 짧은 글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A씨는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렸다.
주동자들은 A씨가 C의 사생활을 언급하며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들어본 적도 없는 내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들은 “네가 모르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주동자 중 한 명은 A씨를 특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 계정에 조롱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A씨는 모든 과정을 URL, 게시 일시, 계정 정보가 포함된 PDF로 저장했고, 지인들의 진술서와 정신과 소견서도 준비해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저능하다' 비하는 모욕죄, 허위사실 유포는 명예훼손죄
결론부터 말하면, 가해자들의 행위는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들은 어떤 표현을 썼는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A씨를 특정하여 욕설 및 '저능하다'는 비하 발언을 한 행위는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A씨가 한 적 없는 행위를 했다고 공연히 주장한 것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저능하다'는 등 단순한 인격적 비하나 욕설은 모욕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A씨가 하지 않은 일을 사실처럼 반복해서 게시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법적으로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증거 기반 고소는 무고죄 아냐…걱정할 필요 없어"
A씨가 가장 우려하는 무고죄 역고소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실제 발생한 피해를 객관적인 증거에 기반해 고소하는 것은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실제 발생한 피해 사실과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고소하는 것이므로, 상대방이 무고죄로 역고소하더라도 성립될 확률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무고죄는 신고자가 상대방에게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고 선을 그었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도 “상대방이 수사기관에 허위 사실을 신고해 처벌받게 할 목적까지 있어야 형법상 무고죄가 성립한다”며 “지금처럼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대로 고소하면 무고 위험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사들은 고소장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감정적인 표현을 과장해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적으로 모욕죄는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이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