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지시한 인물은… 이임생 아닌 ‘이 사람’이라는 폭로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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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선임 지시한 인물은… 이임생 아닌 ‘이 사람’이라는 폭로가 터졌다

위키트리 2026-08-06 14:2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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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홍명보를 선임하는 것을 지시한 인물은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었다는 발언을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 측이 전해 주목받고 있다.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6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 측은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참가 신청을 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이사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율의 정성희 변호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에서 드러난 문체부의 인식과 달리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면담하면서 자필로 기록한 자료가 존재한다”며 “그동안 잘못된 사실관계나 루머를 바로잡기 위해 문체부와 축구협회 간 소송이 진행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이임생 이사 이름으로 소송참가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신청은 지난 4일 이뤄졌다.

그동안 여론과 감사 결과에서는 이 전 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돼왔지만, 정 변호사 측 주장은 다르다. 이 전 이사는 협회의 상근 기술직 최고 임원으로서 회장의 지시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게 요지다.

문체부 감사부터 시작된 갈등

문체부는 2024년 말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정몽규 회장과 김정배 부회장, 이 전 이사 등에 대한 징계를 대한축구협회에 권고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감사 결과의 “전부가 아닌 일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전 이사의 소송참가 신청은 바로 이 항소심에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의 구체적 내용

정 변호사가 밝힌 자필 기록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당시 이 이사가 홍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자 3인의 면담을 마치고, 홍 감독의 수락 의사를 정 회장에게 전달하자 그가 그 자리에서 “그럼 홍명보 감독으로 하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김 부회장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이어졌는데, 여기에는 홍보실에서 내정 발표를 진행하고 감독직 계약은 계약 담당자가 진행하며 이 이사는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세 가지 지시가 포함됐다고 한다.

이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감독 선임을 최종 결정한 인물은 이 전 이사가 아니라 정 전 회장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 변호사 측은 이 전 이사가 캄보디아 나가 월드 구단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옮기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내놓았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체코를 이긴 지난 6월 12일 구단의 제안을 최종 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 축구선수 이천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 전 회장이 홍 전 감독 선임에 반대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이천수는 그간 국회 청문회 내용과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말했다.

당시 전강위원장이었던 정해성 위원장은 2024년 6월 28일 홍 감독과 다른 외국인 감독 2명 등 총 3명을 후보로 추려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천수는 “마지막 보고를 위해 3명의 후보를 들고 올라갈 때 1·2·3순위를 누구로 할 지는 정 위원장이 전강위원들로부터 위임을 받았다고 한다. 비슷한 점수였나 보다”라며 “그래서 정 위원장이 1순위를 홍 감독으로 해서 갖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모습. / 뉴스1

그러면서 “(후보를 보고 받은) 정몽규 회장이 ‘돌아 돌아 홍명보예요?’라고 했다는 거다. ‘그 전에 하지 몇 개월 동안 끌어놓고 돌아 돌아 홍명보냐’고 했다는 거다. 그것도 어제 청문회에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대한축구협회 첫 강제수사 착수

같은 날 이와 별개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경찰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시 대한축구협회 본부와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 홍 전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임원 등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 전 회장과 이 전 이사 등의 휴대전화와 전자기기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감독 후보를 선별하는 전력강화위원회와 국가대표 지원팀, 월드컵 지원팀 등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자료도 확보하고 있다.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된 수사, 2년 만에 급물살

해당 수사의 출발점은 한 시민단체의 고발이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불공정한 특혜가 있었다며 홍 전 감독과 정 전 회장, 이 전 이사 등을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강요, 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시점은 지난달 2일이다. 의혹의 골자는 감독 선임 과정에 정 전 회장 등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가 부당하게 개입했고, 홍 전 감독의 보수 지급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의 수사 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 전 감독이 선임된 2024년 7월부터 관련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약 2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월드컵 탈락으로 관련 수사 상황에 이목이 쏠리자 지난달 1일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사건이 이관됐고, 이후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8월 당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명보 전 감독도 이미 피의자 조사 받아

경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지난달 14일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관계자와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해 2024년 대표팀 감독 후보로 선정된 과정과 최종 선임 절차 전반을 추궁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홍 전 감독 소환 조사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수사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정 전 회장과 이 전 이사 등이 홍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관을 위반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협회 정관에 명시된 감독 선임 절차와 실제 진행 과정 사이에 괴리가 있었는지가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 공방과 수사,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두 개의 트랙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문체부와 대한축구협회 간 행정소송으로, 여기에 이 전 이사가 소송참가 신청을 내면서 자신이 단순 지시 이행자였다는 점을 법정에서 입증하려 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경찰의 형사수사로, 시민단체 고발을 계기로 시작돼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며 업무방해를 포함한 형사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단계로 넘어갔다. 두 절차 모두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누가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 이사 측 주장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문체부 감사 결과와 이에 따른 징계 권고의 전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경찰 수사에서 정관 위반이나 부당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정 전 회장과 이 전 이사 모두 형사 책임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휴대전화와 전자기기 포렌식 결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다뤄질 자필 기록의 진위 여부 등이 향후 이 사안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4년 8월 당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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