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집값 안정 효과보다 전월세 시장 불안과 공급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 간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고, 임차가구에 대한 고려가 미흡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6일 서울시청 본청 3층 대회의실에서 오세훈 시장 주재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과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정책 보완과 공급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번 세제 개편안이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정책이 결국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똘똘한 한 채' 기조와 거래를 제약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노원·도봉·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의 전월세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보유에서 거주로'라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전월세 거주 가구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며 "서울은 임차가구 비중이 높은 도시인 만큼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면 결국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도심에 남게 되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초고가 주택 가격 관리도 중요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히 서울에서 비중이 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 랩장은 이번 세제 개편안에 정책 간 이해충돌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진단하면서도 실제 세제 개편안은 1가구 1주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똘똘한 한 채'를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을 주택 수보다 자산가액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유세를 강화하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원칙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고가주택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일부 완화가 함께 담긴 점을 정책의 충돌 요소로 꼽았다. 이어 취득세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개편 과정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랩장은 공급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이후 서울의 가구 수 증가 속도가 주택 공급을 앞질렀다며 지난 8년간 가구 수는 약 37만 가구 증가한 반면 주택은 약 27만 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 택지 개발, 유휴부지 활용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급을 확대하고, 서울에 집중된 주거 수요를 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분산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노희천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 최원규 세무사,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등 전문가와 무주택 청년, 비거주 1주택자, 민간 임대사업자, 공인중개사 등 50여명이 참석해 약 100분간 세제 개편과 전월세 시장, 주택 공급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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