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통령 언급처럼 성과 나올때까지 인내로 노력"
'이상주의' 조현 지적에 "현시점서 가장 현실적, 실용적" 반박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대북 정책에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 데 대해 "평화공존에 대한 확실한 의지와 함께 통일부에 대해 독려와 응원을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6일 오전 출근길에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업무보고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께서는 '평화가 밥', '평화가 경제'라고 강조하셨다. 메아리 없는 함성처럼 힘들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평화공존 정책을 계속하자고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에는 "평화공존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지 않나"라며 "업무보고 영상을 있는 그대로 다시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 "더욱 신중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또 통일부 업무보고를 "이상주의적"이라고 평가한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면서도, "잘 서로 협조해야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전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하반기 업무보고를 마친 뒤 언론브리핑에서 통일부가 남북 및 미국·중국 등 4대 대화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 등을 두고 "이상주의"라며 "디스카운트('무시하다', '중요치 않게 여기다'라는 의미)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 장관은 북한의 공식 국호 부르기, 4자 대화 추진, 정부의 동방경제포럼 참여 등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신중론이나 이견이 제기된 통일부의 구상·건의의 추진 방향을 놓고는 "대변인을 통해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에 이어 대북 정책 주도권을 두고 부처간 갈등설이나 이른바 '자주파 대 동맹파' 대립설이 다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 장관이 맞대응은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전날 업무보고와 관련, 이 대통령의 당부대로 인내를 갖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움직이고 또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대통령과 국민들께 어려운 환경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한 작은 기회라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보고를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자세와 접근은 이상주의가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이라며, 조 장관의 '이상주의' 지적을 반박했다.
특히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것은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협력기금 사용처 확대에 한정된 것이라며 "업무보고에 제시된 내용 전체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확대해석이자 명백한 오독"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조 장관이 브리핑에서 정 장관의 보고를 이상주의로 규정하면서 "'보고했다고 그대로 되는 건 아니다'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함의가 크다"고 인용한 대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9·19 군사합의 복원과 남북협력기금법 시행령 개정, '주적' 용어 대체 등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국호 호칭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 차원에서 많이 나왔던 얘기고 통일부가 앞서나간다기보다는 공론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대통령 말씀을 유념하면서 각계각층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해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관련 사항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조 장관이 동방경제포럼 참여 문제가 "외교부의 몫"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데 대해선 "어느 한부처의 몫이 아니고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 부처가 서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을 돕는 것이고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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