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벨기에 육군. X(구 트위터) 캡처
장기 계약이 필수였던 기존 모병제 대신 1년만 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벨기에의 새 군복무 프로그램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첫 모집에서 500명 선발에 약 3000명이 지원하며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끌었다.
4일(현지시간) 유럽 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테오 프랑컨 벨기에 국방장관은 이 프로그램 첫 모집에 약 3000명이 지원했으며, 경쟁 선발을 거쳐 500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지원자는 남성이 80%, 여성이 20%를 차지했다.
선발된 인원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육·해·공군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월급은 약 2000유로(약 330만 원)이며, 프로그램을 마치면 정규군이나 예비군에 지원할 수 있다.
벨기에 정부는 1년간의 군 복무를 통해 군사 기술뿐 아니라 규율과 책임감을 익히고, 사회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벨기에는 현재 약 2만4000명 규모인 군 병력을 2035년까지 예비군을 포함해 두 배로 늘리고, 자발적 군 복무 프로그램 참가자 수도 연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부터 신병과 예비군의 신체검사 기준을 완화하고, 예비군 지원 가능 나이도 기존 49세에서 67세로 상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병력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징병제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프랑컨 장관은 수십 년간 이어진 국방 예산 삭감과 군 규모 축소를 이유로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벨기에는 냉전 종식과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입대와 동시에 장기 복무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 때문에 청년층의 지원이 줄었고, 병력 규모는 징병제 폐지 이후 최대 56% 감소해 현재 약 2만4000명 수준까지 줄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1년 단위 계약으로 군 복무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장기 복무를 결정하기 전 군 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해 정규군뿐 아니라 예비군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컨 장관은 “청년층의 무관심과 정부의 운영 역량 미흡을 우려하는 비판적 시각에도, 이번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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