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브이로그 올린 20대 산모, 항소심서 살인죄 '무죄'로 뒤집혔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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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브이로그 올린 20대 산모, 항소심서 살인죄 '무죄'로 뒤집혔다…이유는?

로톡뉴스 2026-08-06 10:53: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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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6주 차 임신중지 수술을 받은 20대 산모가 항소심에서 살인죄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은 20대 산모가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살인죄 무죄'를 선고받았다. 뱃속 태아가 모체 밖으로 살아서 나올 가능성을 산모가 사전에 알았는지에 대한 법원 판단이 유무죄를 갈랐다.

지난 2024년 6월, 20대 여성 권모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총 수술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임신 36주 차에 제왕절개로 임신중지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영상은 곧바로 조작 의혹과 살인 논란에 휩싸였으나, 보건복지부 수사 의뢰 결과 실제 발생한 사건으로 확인됐다.

결국 산모 권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 브로커 모두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선고 이후 대체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낙태죄 적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유튜브 공개한 기이한 행동, 오히려 무죄 증거"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두고 엇갈린 판결을 내놓았다.

1심은 산모 권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권씨가 수술 당시 임신 35~36주였기에 태아가 모체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특히 고액의 수술비를 냈고 수술 방식을 구체적으로 묻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의료진이 아기를 살해할 가능성을 암묵적으로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로엘 법무법인의 윤치웅 변호사는 6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항소심 재판부는 권씨가 브로커를 통해 '태아가 뱃속에서 사산된 상태로 나온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를 정당한 의학적 설명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산모 입장에서는 살아서 나온 아기를 의료진이 인위적으로 살해할 것이라는 점까지 인지하거나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특히 산모가 스스로 수술 과정을 유튜브에 올린 행위 자체가 무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됐다.

윤치웅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만약 산모가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의료진이 인위적으로 살해한다는 불법적 사실을 알았거나 공모했다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유튜브 채널에 수술 후기를 올리는 기이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며 재판부 판단 근거를 인용했다.

의료진은 실형 유지⋯ "명백한 입법 태만이 낳은 비극"

반면, 수술을 주도한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도 살인죄가 그대로 인정됐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가 살아있음에도 검은 봉투에 넣어 냉동고에 방치해 숨지게 한 직접적인 살인 행위가 명백히 인정된 것이다.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유치하며 범행을 주도한 병원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이, 지시를 받아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의료진의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현행 의료법상 이들의 의사 면허는 취소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산모와 의료진의 일탈을 넘어, 국가의 입법 공백이 낳은 참사라는 지적이 거세다.

윤치웅 변호사는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임신중지인지 법적 기준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임신부들은 결국 인터넷이나 브로커를 통해 거액을 주고 위험천만한 음성적 수술을 받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이를 명백한 국회의 직무유기로 규정하고 있으며, 항소심 법원 판결문조차 국회의 입법 방치로 인한 사법적 혼선을 공식적으로 지적할 정도였다.

국가가 법적 가이드라인 제정을 7년째 외면하는 사이, 뱃속의 생명과 임신부의 건강은 여전히 무법지대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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