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1시간씩 먹고 온다" 블라인드 저격글, 알고 보니 '거짓'…작성자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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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1시간씩 먹고 온다" 블라인드 저격글, 알고 보니 '거짓'…작성자 처벌될까?

로톡뉴스 2026-08-06 10:44: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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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허위 저격 글은 주변인이 피해자를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성립돼 명예훼손죄로 처벌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인 A씨는 최근 몇 달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겨냥한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올라온 첫 글에 이어 지난 8월, 또다시 A씨를 겨냥한 글이 게시됐다. 이번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반복되는 저격성 글에 A씨의 정신적 고통은 커져만 갔다. 익명성에 숨은 작성자를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실력에 비해 그 직급"…두 번에 걸친 익명 저격, 허위사실까지

A씨를 괴롭힌 글은 지난 4월 말 처음 올라왔다. 글에는 A씨의 장기근속 여부, 자리 위치 등 회사 동료라면 유추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일부 사실관계가 포함돼 있었다. A씨는 스스로의 행동을 개선하며 조심스럽게 생활했다.

하지만 4개월 뒤인 지난 8월 초, 두 번째 저격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점심시간을 자주 초과하고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운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첫 글 이후 A씨는 점심시간을 철저히 지켰고, 부득이하게 늦어도 10분을 넘기지 않았다. 업무 외 사유로 30분 이상 자리를 비운 적도 없었다.

해당 글에는 "실력에 비해 그 직급"이라는 표현으로 A씨의 업무 역량을 근거 없이 폄하하는 내용도 담겼다. 심지어 첫 글의 댓글에서는 '이름이 외자냐'는 질문에 작성자가 직접 답하며 사실상 A씨를 지목했다.

이름 없어도 '누군지 알 수 있다면' 명예훼손…관건은 '특정성'

변호사들은 익명 커뮤니티라도 글 내용과 주변 정황을 종합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주위 사람들이 전후 정황상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명예훼손의 특정성이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급, 자리, 외자 이름 답변 등을 통해 사내에서 질문자님을 특정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명예훼손 및 모욕 성립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 역시 "실명을 직접 적시하지 않았더라도, 장기근속 여부·자리 위치·직급 등 정황상 회사 내부인이라면 특정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라면 명예훼손죄·모욕죄의 '특정성' 요건은 충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짓말은 '허위사실 명예훼손', 인신공격은 '모욕죄'

변호사들은 게시글의 내용에 따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점심시간을 자주 초과하거나 장시간 자리를 비운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하셨으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력에 비해 그 직급'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능력 폄하나 댓글의 비하성 표현은 구체적 사실이 아닌 경멸적 가치 판단에 해당하는 한 모욕죄로 구성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작성자 어떻게 찾나…'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병행 가능

문제는 익명의 작성자를 특정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형사고소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익명 게시판이라 할지라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작성자의 가입 정보 및 접속 IP를 추적하여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도 "작성자 특정을 위해서는 게시판 운영사에 대한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나 수사기관을 통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형사고소와 별개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병행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박성현 변호사는 "동일한 사내 근로자를 겨냥해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모욕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하므로 사내 신고 및 노동청 구제 절차와 형사 고소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려면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야 하는데, 블라인드 글 게시만으로는 위와 같은 요건이 인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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