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로빈후드 체인에서 토큰화 주식 거래가 빠르게 늘었지만 이를 밈코인 투자자금이 이동한 결과로 해석할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초기 유동성은 밈코인 거래가 이끌었고 이후 토큰화 주식 거래가 증가했으나, 두 시장의 참여 지갑과 자금 흐름을 연결할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플래닛은 최근 발간한 ‘밈코인이 만든 유동성 위에 토큰화 주식이 얹힐 수 있는가’ 보고서에서 로빈후드 체인의 출범 이후 4주간 거래 흐름을 분석했다. 지난 7월 1일 가동을 시작한 로빈후드 체인은 이더리움의 거래 처리 속도를 높인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주식과 채권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빈후드 체인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들이 7월 24일까지 일주일간 이용자에게 받은 애플리케이션 수수료는 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크립토랭크 기준 이더리움 4500만달러, 솔라나 3900만달러에 이어 전체 블록체인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 수수료는 탈중앙화거래소 등 개별 서비스가 거둔 금액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용료나 로빈후드의 매출과는 구분된다.
▲ 출범 3주 거래 주도한 밈코인
로빈후드 체인은 토큰화 주식과 실물연계자산(RWA) 거래를 주요 목적으로 출범했다. 실제 초기 거래대금과 수수료를 끌어올린 자산은 밈코인이었다. 보고서 분석상 출범 이후 첫 3주간 거래량 상위권에는 토큰화 주식보다 밈코인이 다수 포진했다.
대표 밈코인인 캐시캣(CASHCAT)의 누적 거래대금은 8억2489만달러, 거래 건수는 137만건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이 한때 1억5000만달러까지 불었으나 7월 25일 가격은 고점보다 약 75%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로빈후드는 해당 토큰의 발행이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밈코인 거래 열기가 꺾이기 시작한 7월 넷째 주에는 토큰화 주식 거래가 늘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활성 주소는 27만5000개로 전주보다 7% 감소했다. 활성 주소는 사람 수가 아니라 거래에 사용된 지갑 수다. 한 이용자가 여러 지갑을 쓰거나 자동 거래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있어 실제 투자자 수와는 차이가 난다.
▲ 토큰주식 급증···거래 중심은 밈코인
토큰화 주식 가운데서는 게임스톱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7월 25일 하루 거래대금은 게임스톱 2660만달러, 엔비디아 1400만달러, 스페이스X 640만달러로 집계됐다. 세 종목의 거래대금만 4700만달러에 달했다. 하루 거래대금이 100만달러를 넘은 토큰화 주식도 5종으로 늘었다.
토큰화 주식의 외형이 커졌지만 체인 전체의 거래 중심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같은 시점 거래량 상위 종목은 여전히 밈코인이 차지했다. 7월 29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탈중앙화거래소 거래대금은 36억3000만달러로 전주보다 14.16% 줄었다. 토큰화 주식 거래 확대와 체인 전체 거래 둔화가 같은 기간 겹쳤다.
밈코인 투자금이 토큰화 주식으로 이동했는지를 확인하려면 동일한 지갑이 두 자산을 순차적으로 거래했는지 분석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지갑별 자금 이동 내역이 포함되지 않았다. 밈코인 거래 감소와 토큰화 주식 거래 증가가 시간 순서대로 나타났을 뿐 두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실물연계자산과 총예치자산(TVL) 수치도 별도로 살펴야 한다. 로빈후드 체인의 RWA 활성 시가총액은 7월 중순 1280만달러에서 7월 29일 8087만달러로 늘었다. 같은 날 체인 전체 TVL은 약 3억3500만달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각 지표가 포함하는 자산과 계산 방식이 달라 단순한 비중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9월 가스비 지원 종료가 시험대
로빈후드 체인의 초기 거래 확대에는 수수료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로빈후드는 출범 이후 90일 동안 적격 이용자의 스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비를 대신 부담하고 있다. 지원은 9월 말 종료될 예정이다. 거래 비용이 사실상 없었던 기간의 실적만으로 지속적인 이용 수요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로빈후드와 다른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하위 규정과 거래 인프라 구축을 거쳐 2027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시장 유동성이 먼저 형성된 로빈후드와 달리 국내에서는 발행·유통 제도를 마련한 뒤 거래 시장을 여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가스비 지원이 끝난 뒤에도 토큰화 주식 거래대금과 보유 주소, 체인 순유입액이 유지되는지가 시장 안착 여부를 가를 첫 관찰 지표로 거론된다. 밈코인 거래가 만든 초기 유동성이 토큰화 자산 시장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판단도 9월 말 이후 데이터가 축적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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