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개선 목적으로 처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아 종양학적 안전성이 확인됐다.
다만 약제 사용에 따른 신장암 예방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달걀 등 음식으로 섭취하는 식이 콜린에서 보고된 신장암 예방 효과를 콜린알포세레이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박영준 임상강사·유지원 서울의대 박사과정)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2010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50세 이상 성인 823만 5,374명을 대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과 신장암 발생 위험의 관련성을 분석한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사진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박영준 임상강사, 서울의대 의과학과 유지원 박사과정]
연구팀은 이들 중 암 진단 이력이나 말기신부전 병력 등이 있는 대상자를 제외하고, 2007~2010년 처방 기록을 기준으로 약물 사용자와 비사용자를 구분했다.
이어 연령·성별·소득·동반질환지수·신장기능을 기준으로 1:5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해 ▲사용군(8만 1,970명)과 ▲미사용군(40만 9,801명)을 비교 분석했으며, 이들의 신규 신장암 진단 여부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최장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추적 기간 중 신장암은 미사용군에서 1,570건, 사용군에서 280건 발생했다.
두 그룹은 추적 인원과 관찰 기간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이를 보정해 1,000명을 1년간 추적했을 때 발생하는 환자 수로 환산한 ‘1,000인년당 발생률’로 비교하면 미사용군 0.32건, 사용군 0.30건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나이·성별·소득 수준은 물론 흡연·음주·비만·혈압·혈당·당뇨·고혈압 등 신장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까지 모두 고려해도 결과는 같았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군과 미사용군 간 신장암 발생 위험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조정 위험비 0.95, 95% 신뢰구간 0.84–1.08).
이 결과는 다양한 통계 분석 조건에서 재검증해도 일관됐다.
누적 처방 기간을 180일 미만과 이상으로 나눠도(조정 위험비 각각 0.93, 1.01), 암의 잠복기를 고려해 처방 후 1~7년의 지연 기간 분석을 적용해도, 하위 집단별 분석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과 신장암 발생 위험 간에 유의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박영준 임상강사와 유지원 연구원(공동 제1저자)은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국내 고령층에서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 광범위하게 처방되는 약제”라며 “식이 콜린에서 관찰된 잠재적 보호 효과가 약제 형태의 콜린알포세레이트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상민 교수(교신저자)는 “국내 인구 대다수를 포괄하는 대규모 빅데이터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종양학적 안전성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며 “다만 신장암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근거는 없는 만큼, 향후 다양한 인구집단과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Epidem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편 신장암은 신장 실질이나 신우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국내 전체 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10대 암이다.
가장 흔한 유형인 신세포암은 전체 신장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고령·흡연·비만·고혈압·만성콩팥병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영상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 : 대한민국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국 코호트 연구 결과, 콜린알포세레이트(α-GPC) 사용은 신장암 발생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보정 위험비: 0.95, 95% 신뢰구간: 0.84–1.08)]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널리 처방되는 콜린성 약제다.
국내에서는 2007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 이후 처방이 빠르게 늘어, 새로 진단된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 환자 중 이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2012년 16%에서 2019년 48%로 증가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식이 콜린이 신세포암 위험 감소와 관련될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장내 미생물 대사를 거쳐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TMAO)라는 물질을 만드는 데 관여할 수 있고, TMAO는 신장 기능 저하와 일부 암 발생에 연관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식이 콜린에서 확인된 효과가 콜린알포세레이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지는 불확실했으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과 신장암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직접 평가한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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