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어 외교장관까지…정동영 대북구상에 힘빠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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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이어 외교장관까지…정동영 대북구상에 힘빠지나(종합)

연합뉴스 2026-08-05 19:35: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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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업무보고서 "많이 조심하셔야"…9·19 복원 추진엔 "평화에 플러스냐 의문"

조현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견 노출…"중요치 않게 생각하라"기도

평화체제·北국호 부르기 등 추진력에 영향 관측도

업무 보고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업무 보고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6.8.5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이은정 김동현 기자 = 외교안보부처의 5일 업무보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의 정 장관 보고에 대한 '작심 발언'까지 이어졌다. 통일부의 평화공존 정책 실행 구상에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통일부를 향해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 "더욱 신중해야겠다"고 당부했다.

남북이 서로 공식 국호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들은 뒤에도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북한을 '조선'으로 호칭해 논란이 일었던 점을 거론하고 "정말로 잘 고민해야 될 것 같다"며 "통일부에서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고민을 조금 많이 해 주시면 좋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거듭 주문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정 장관이 남북한의 상호 존중과 호혜 협력을 위한 실천 조치로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 즉 북한의 공식 국호 부르기를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의 '첫걸음'으로 우선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은 여기에 힘을 싣기는커녕 신중한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부처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5 superdoo82@yna.co.kr

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의 선제 복원 같은 통일부가 강조해온 신뢰 구축 조치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회의적인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또 통일부가 경기도 고양시에 설립을 추진 중인 '동북아평화자료원'에 대해 일각에서 색깔론식 공격이 나오는 데 대해서 "이재명 정부 저 나쁜 빨갱이 이러더라"라며 "우리가 당당한데 뭐 이러고 넘어갈 게 아니고,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지만, 팩트가 다른 악의적인 왜곡 조작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을 하시라"고 말했다.

정 장관의 보고 직후 이 대통령은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고도 말해, 통일부의 여러 가지 구상이 정부 전체의 입장으로 조율된 것이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장관이 추진해온 대북정책이 남북관계 개선 효과는 없이 보수진영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종북·반국가' 프레임 공격 등을 초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지지 기반 약화와 정치적 손실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 대통령이 관련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당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무보고 참석한 국방부·외교부·통일부·국가보훈부 장관 업무보고 참석한 국방부·외교부·통일부·국가보훈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2026.8.5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이날 청와대에서 정 장관과 함께 업무보고에 참여한 조현 외교부 장관도 정 장관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조 장관은 업무보고 후 언론브리핑에서 정 장관의 통일부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 "이상주의적"이라며 "항상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는 외교부로서는 (통일부 구상대로) 그렇게 되면 참 좋겠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특히 통일부가 남북 및 미국·중국 등 4자 대화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다소 아직 조율되지 않은 그런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6자 회담도 있었고, 또 3자도 있고 4자도 있고, 또 3자도 컴포지션(구성)이 다 다르지 않나. 이게 아직 그 단계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통일부가) 먼저 4자 대화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여러분들께서 이상적인 말씀을 우리 정 장관께서 한 거니까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2026 하반기 정부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5 jeong@yna.co.kr

다른 사람이 한 말을 '디스카운트(discount)하라'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거나 심지어 무시하라는 의미가 있다.

같은 정부의 장관이 다른 부처 장관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책을 이처럼 같은 날 공개적으로 일축하는 행위는 다소 이례적이며, 그만큼 외교부와 통일부의 입장차가 큰 것으로 관측된다.

두 부처는 작년 한미 외교당국 간 대북정책 정례협의 가동을 계기로 대북 정책 주도권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다가 두 부처 간 차관급 소통 채널을 가동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듯했지만, 이후에도 이견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또다시 노출된 부처간 이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평화공존 정책을 추진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를 성실히 이행하자며 내부를 다잡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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