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예산 심의에서 제동이 걸린 포천 우분 고체연료화시설 설치사업이 다시 검증대에 올랐다.
축산농가가 겪는 분뇨 처리난에는 공감하면서도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시설의 실효성과 악취 저감 능력, 주민 수용 가능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포천시의회는 5일 의원회의실에서 전국한우협회 포천시지부와 포천시 낙농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우분 처리 여건과 고체연료화시설 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들었다.
간담회에는 서과석 포천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박봉선 전국한우협회 포천시지부장, 김의순 포천시 낙농연합회 부회장, 포천시 관계 공무원 등이 자리했다.
축산업계가 제시한 가장 큰 어려움은 우분을 퇴비로 처리할 공간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포천에서 나오는 우분은 연간 약 24만t에 이르지만 퇴비를 뿌릴 농지는 줄고, 발효 상태를 관리하는 기준은 강화돼 농가가 부담해야 할 보관·처리 비용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시는 영중면 영송리 옛 양돈 바이오 통합시설 부지에 우분을 고체연료로 바꾸는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상된 시설은 약 383억원을 투입해 하루 130t을 처리하고, 이 가운데 53t가량을 연료로 생산하는 규모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9년 12월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처리량과 사업 규모만으로 타당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 운영 단계에서 냄새를 어느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지, 우분을 농가에서 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원료 반입과 저장·건조 공정을 외부와 차단하는 시설 구조, 탈취설비의 성능, 수거 차량의 밀폐와 세척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과거 분뇨 처리시설을 둘러싼 악취 민원이 있었던 만큼 설계 단계부터 냄새 유출 가능성을 낮추고, 운송 과정에서 도로 오염이나 주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사업의 편익을 주변 마을과 나누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민이 우분 수거·운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일자리와 연계하는 등 시설 인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서과석 의장은 “우분 문제는 농가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주민의 생활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함께 풀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시설 건립 자체보다 악취를 제대로 막을 수 있는지,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돌아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축산단체와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포천 여건에 적합한 사업인지 의회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천시의회와 관계부서는 이달 11~12일 김제자원순환센터와 순천시 경축순환자원화센터를 찾아 관련 시설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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