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훈풍에 되살아난 K브랜드, ‘제2의 전성기’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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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훈풍에 되살아난 K브랜드, ‘제2의 전성기’ 맞는다

이뉴스투데이 2026-08-05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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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의 국내 대표적인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매장들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한때 국내 로드숍 신화를 끌었으나 내수 시장 과열과 성장 정체로 존재감이 옅어지던 K뷰티 ‘1세대 브랜드’들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과 오프라인 대형 유통망을 타고 북미·아시아 등에서 매출이 급증함에 따라 수출 시장이 국내 장수 브랜드들이 ‘두 번째 생애주기’를 여는 구원투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 미샤의 미국 틱톡샵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99%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미 올리브영 온·오프라인에도 입점하며 미국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대표 뷰티스토어에 입점하는 등 유통 채널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미국 월마트 1600여개 매장에 입점하며 북미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했고,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역시 그린티 라인과 선케어 제품을 앞세워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국내 원브랜드숍을 대표했던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성장축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 경력이 곧 ‘브랜드 경쟁력’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K뷰티 성장의 저변이 신생 인디 브랜드에서 레거시 브랜드까지 넓어진 결과로 해석한다.

그동안 글로벌 K뷰티 시장은 조선미녀와 아누아, 스킨1004 등 비교적 업력이 짧은 브랜드가 빠른 제품 개발과 SNS 마케팅을 앞세워 주도해왔다면, 최근 오랜 인지도와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기존 브랜드도 K뷰티 호황의 수혜권에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 환경 변화도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이전까지는 해외 총판과 현지 단독 매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아마존·큐텐·틱톡샵 등을 통해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한 뒤 월마트와 올리브영 미국 등 대형 오프라인 채널로 외연을 넓히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에서 화제성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입점으로 기본 판매 물량과 브랜드 노출을 동시에 늘리는 구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해외 시장에서의 시행착오도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양상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부침을 겪은 브랜드들이 일본과 북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했고, 오프라인 유통망과 디지털 커머스를 함께 확대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레거시 브랜드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개발(R&D)과 스테디셀러 제품을 기반으로 검증된 품질을 갖춘 데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역사와 신뢰도까지 함께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던 스테디셀러가 글로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해외에서 검증받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신뢰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뷰티존. [사진=한민하 기자]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무신사 뷰티’. [사진=한민하 기자]

◇수요 고리 연결 ‘선순환 구조’

해외에서의 실적 호조가 다시 국내 소비를 견인하는 ‘역수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 SNS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다시 알려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실제 에이블씨엔씨의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은 북미 시장을 겨냥해 해외에서 먼저 출시돼 제품력을 검증받은 뒤 국내에 역출시됐으며, 올리브영 온라인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형성된 브랜드 경쟁력이 국내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수출이 기업 실적을 넘어 브랜드 가치 자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미샤와 어퓨의 해외 성과는 단순한 해외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이 주목받고 현지 소비자와 크리에이터들의 반응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해당 제품과 브랜드가 다시 조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먼저 검증된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것처럼 해외에서 형성된 브랜드 대세감이 국내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K뷰티 경쟁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장기간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생 브랜드를 계속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연구개발 투자와 브랜드 자산을 축적해 세계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화장품 시장은 제조 기반과 품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브랜드의 수명은 상대적으로 짧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1세대 브랜드들의 재도약은 K뷰티가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1세대 원브랜드숍 기업들은 큰 성장과 위기, 해외 시장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으면서 신생 브랜드가 단기간에 갖기 어려운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과거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일본과 미국 등으로 전략을 바꾼 경험도 현재의 성장에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화장품은 제조 기술과 품질 수준이 높지만 롱런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점이 오랜 약점이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기초 연구와 브랜드 자산을 쌓아 세계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기업을 키우는 것이 K뷰티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좌우할 것. 이 같은 면에서 1세대 브랜드들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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