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기업도 모두 '불만'...재검토 요구 쏟아지는 주가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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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기업도 모두 '불만'...재검토 요구 쏟아지는 주가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

아주경제 2026-08-05 17:3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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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제미나이]

정부가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내놓은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안에 대해 이해당사자들 모두가 불만이다. 여당 등에선 당초 논의된 법안보다 적용대상이 크게 축소됐다며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한다.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반면 상장사들은 업종별 특성, 개별기업의 사정 등을 감안하지 않은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여당 원안과 확 달라진 정부안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증여를 앞둔 최대주주가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세 부담을 줄이는 행위를 막기 위해 추진됐다. 여당안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관련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으로, 3달 가까이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으니 속도를 내달라"고 직접 주문하면서 정부가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지난 3일 정부 안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주가누르기 방지법 적용 대상은 지난 5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보다 대폭 축소되는 내용을 담았다. 시가평가 방법 등이 이소영 의원안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소영 의원안은 최대주주 보유 상장주식의 시가가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PBR 0.8배) 미만이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 하한으로 설정해, 주가를 고의적으로 낮춰도 상속·증여세가 더 줄어들지 않도록 설계했다.

반면 정부안은 △최근 13반기 가운데 12반기 동안 업종별 PBR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거나 △최근 1년간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 기업가치 훼손 행위로 최근 3년 평균 대비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재평가하는 구조다. 재평가도 현행 평가액의 130%와 과거 최대 6년6개월 평균주가 가운데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당 "정부안대로라면 규제받는 곳 없다"
여당과 일부 행동주의 성향 단체들은 정부안에 반발한다.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좁아졌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한마디로 '규제 그물망이 엉성해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소영 의원안(PER 0.8배 미만)이 채택될 경우 규제대상은 약 1200~1300개 상장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정부안에 따른 규제 대상은 코스피 84~87개, 코스닥 43개 등 약 130개 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산된다. 심혜섭 심혜섭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대주주가 법인인 기업 등을 제외하면 실제 적용 대상은 100개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 방식을 둘러싼 비판도 나온다. 정부안은 재평가를 받더라도 기본적으로 현행 평가액에 30%를 더하거나 과거 평균주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부안 기준 대상 기업의 평균 PBR이 코스피 0.27배 수준이라며 "30%를 할증해도 0.35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주가를 정상화할 유인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계속 낮게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도 "짧게 눌린 주가는 보정할 수 있지만 장기간 눌린 기업은 과거 평균주가도 낮다"며 "주가누르기를 막겠다면서 다시 눌린 주가를 기준으로 삼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업들도 불만 "업종 특성 충분히 반영 안돼"
불만이 큰 건 여당만이 아니다. 규제 대상이 될 상장사 등 기업들도 볼멘 소리를 낸다.

기업들의 불만은 업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골자다. 당초 이소영 의원안이 업종과 관계없이 PBR 0.8배를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며 우려를 표했는데, 정부안 역시 여전히 정량적인 하위 비율만 적용했을 뿐 업종별 특성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반도체나 바이오처럼 산업 사이클과 성장성에 따라 적정 PBR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업종, 일시적인 실적 부진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업종도 동일 잣대로 평가받는 건 부당하다는 얘기다.

평가기간을 최대 6년 6개월까지 확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불만이 크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현행 상속·증여세는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는데, 수년 전 주가를 끌어와 적용하는 것은 시가주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재정경제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세법상 순자산가치를 적용하면 거래마다 전문평가기관 평가가 필요해 납세 부담이 커진다"며 "상장주식은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납세자가 평가심의위원회에서 주가누르기 의도가 없음을 소명할 기회를 부여해 정상적인 저평가 기업은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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