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회장에게 지주사 HD현대 지분 3.54%를 증여하기로 하면서 HD현대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부담에도 합병이나 지배구조 개편 대신 지주사 지분을 직접 이전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정공법 승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향후 남은 지분 이전 과정에서 최대 변수는 2조원대로 추산되는 증여세 부담이 될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오는 9월 3일 정 회장에게 HD현대 주식 280만주(지분율 3.54%)를 증여할 예정이다. 전날 종가 기준 증여 규모는 약 5838억원이다.
증여가 완료되면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기존 6.12%에서 9.67%로 확대된다. 국민연금(7.12%)을 제치고 2대 주주에 오르며 향후 그룹 지배력도 한층 강화된다. 반면 정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0%에서 23.05%로 낮아지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한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 이전을 HD현대 승계 작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HD현대는 지주사 체제를 기반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지주사 지분 확보가 사실상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증여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합병이나 비상장사 활용 등 우회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승계의 투명성과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막대한 증여세다.
상장주식은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되며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는 20% 할증평가가 적용된다. 이를 반영하면 이번 증여의 과세 대상 금액은 약 7000억원으로 늘어나고, 최고세율 등을 적용한 증여세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향후 남은 지분 이전 과정에서는 세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 이사장은 증여 이후에도 HD현대 지분 23.05%(약 1821만주)를 보유한다. 현재 주가 기준 가치는 약 3조8000억원으로, 이를 모두 증여할 경우 최대주주 할증평가 등을 반영한 과세 대상 금액은 4조5000억원을 웃돌고 증여세도 2조3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이 같은 세 부담을 감안할 때 정 이사장이 남은 지분을 한 번에 이전하기보다 주가와 배당, 세금 재원 등을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증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