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종결까지 21년⋯최태원-노소영 이혼 잔혹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법적 종결까지 21년⋯최태원-노소영 이혼 잔혹사

일요시사 2026-08-05 13:30:00 신고

3줄요약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과 재산분할을 놓고 벌여 온 공방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가 지난달 24일 두 사람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9440억원을 현금 지급하라고 선고했고, 이달 15일까지 양측은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 21년에 걸친 갈라서기 과정은 완전히 끝난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SK㈜ 지분을 나눌 재산에 포함시키면서 몫을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갈랐고, 주식 자체는 최 회장이 계속 보유하되 노 관장에게 돌아갈 몫만큼은 돈으로 치르게 했다.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는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더해진다.

선고가 끝난 뒤 최 회장 측 대리인은 20여 년의 혼인 정리 과정에서 여러 사람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판결문을 살펴본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노 관장 측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지 않았다. 두 사람이 법적으로 부부였던 상태는 지난해 대법원 선고로 이미 정리된 터라, 이번 판결로 남아 있던 재산 문제까지 정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산분할 액수는 재판이 진행될 때마다 크게 흔들렸다. 소송은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고, 이듬해 조정이 무산돼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몇 해 동안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방향을 바꿔, 헤어지되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달라는 맞소송을 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요구였다.

2022년 12월 1심은 해당 주식을 상속과 증여로 만들어진 고유 재산으로 보고 나눌 대상에서 제외한 채 665억원만 인정했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에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을 건넸다며 이를 재산 형성에 보탠 몫으로 봐 달라고 했고, 2024년 5월 항소심은 주장을 받아들여 1조3808억원이라는 전례 없는 액수를 명령했다. 최 회장은 흔치 않게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서 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상고 방침을 알렸다.

흐름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문제의 300억원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챙긴 뇌물 성격의 자금으로 보이는 만큼, 설사 그 돈이 SK로 흘러들어 갔다 하더라도 분할 기여도로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전직 대통령이 몰래 모은 돈을 딸의 몫을 정하는 잣대로 쓸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다만 이혼과 위자료 부분은 이 단계에서 그대로 굳어졌다. 위자료 20억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두 사람의 혼인 관계는 이때 법적으로 끝났다.

재판이 마무리된 것은 최근이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갈라선 시점은 한참 앞선다. 최 회장 측은 2005년 무렵부터 각방을 쓰면서 바깥에서만 부부 노릇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1988년 결혼한 두 사람은 1997년 최 회장의 어머니 박계희 여사와 이듬해 아버지의 잇단 별세, 경영권 승계,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를 지나며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013년경 써 두고도 법원에 제출하지 못한 이혼소장 초안에 가치관이 달라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를 적었다. 반면 노 관장은 30년 넘게 세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지켜 왔고 관계가 깨진 것은 가치관 탓이 아니라 최 회장의 혼외 관계 때문이라고 반박해 왔다.

2011년 SK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는 두 사람의 ‘집’마저 완전히 갈라놓았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청와대 고위 인사를 통해 수사를 청탁했다고 주장하고, 노 관장 측은 이를 계속 부인하며 남편이 갇혀 있는 동안 옥바라지로 가족을 지킨 쪽은 자신이라고 맞선다. 최 회장은 2011년 8월 가족에게 이혼 결심을 알린 뒤 그해 9월 집을 나와 SK서린빌딩 집무실 등에서 홀로 생활하기 들어갔다.

갈등은 법정 밖에서도 불거졌다. 2015년 8월 최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이야기가 나오자 노 관장은 청와대에 A4 일곱 장 분량의 서신을 보내 아홉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2017년 6월 국정농단 재판에서 이 편지가 알려졌을 때 노 관장은 오히려 석방을 부탁했다고 해명했으나, 한 달 뒤 반대 취지였다는 사실이 보도로 드러났다.

그에 앞서 2015년 12월 말 출소한 최 회장은 손으로 쓴 편지를 통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혔고,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노 관장이 만든 모임 ‘미래회’의 초대 회장 김모씨는 최 회장을 헐뜯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확정받기도 했다.

한 재계 인사는 “이미 남남으로 지내 온 부부를 법이 붙들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묻게 하는 사건”이라며 “20여 년을 남남처럼 살아온 두 사람에게 혼인신고서는 지켜야 할 약속이 아니라 좀처럼 떼어지지 않던 족쇄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