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휘청, 제재에 흔들…갈수록 멀어지는 LG생건 차이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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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휘청, 제재에 흔들…갈수록 멀어지는 LG생건 차이나드림

르데스크 2026-08-05 11:09: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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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시카우인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더불어 현지 법인들의 잇따른 행정처벌까지 이어지자 이를 본사 차원의 관리 역량과 결부 짓는 해석이 적지 않다. LG생건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중국 사업의 회복 여부가 향후 글로벌 성장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현지 법인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LG생건 매출 3분에 1 책임지는 곳인데…상해·북경 법인 동시 적자에 광고법 위반까지

 

중국 시장은 LG생건의 핵심 캐시카우다. 지난해 LG생건 해외 국가·지역별 매출액은 중국 6818억원, 북미 6393억원, 일본 4297억원, 기타 아시아 3083억원, 유럽 501억원, 기타 국가 135억원, 중남미 107억원 등이었다. 전체 해외 매출액(약 2조1334억원)의 32%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LG생건은 그동안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락금생활건강무역(상해)유한공사와 베이징의 북경락금일용화학유한공사 등 2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해 왔다. 이 중 중국 현지 기업과 공동 출자를 통해 설립됐던 베이징 법인은 지난 4월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함에 따라 상호 협의하에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상하이 법인은 상하이를 거점으로 중국 전역에 19개 분공사와 영업부를 두고 있으며 백화점과 온라인 채널, 대형 유통매장, 대리점 등 판매망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베이징 법인은 치약과 생활용품 등의 생산·판매 거점 역할을 맡았다. 중국 내에 생산·유통·판매 조직을 전부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LG생건 글로벌 사업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 LG생활건강 중국 매출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그러나 최근 몇 년간 LG생건의 중국 사업 성적표는 암울함의 연속이다. LG생건의 중국 매출은 2022년 9073억원에서 2023년 7240억원으로 20.2% 감소했다. 2024년에는 7930억원으로 일시적인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681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더욱 암울했다. 중국 판매를 총괄하는 락금생활건강무역(상해)유한공사는 약 4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생산 거점이었던 북경락금일용화학유한공사도 같은 기간 약 4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는 중국 현지 법인을 둘러싼 크고 작은 구설수도 등장했다. LG생건 상하이 법인은 지난 3월 광고법 위반으로 상하이 행정당국으로부터 1만위안(한화 약 213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제재 대상이 된 제품은 '피지오겔 데일리뮨 앰플'이다. 제품 포장에 '125시간 유효한 항산화 효과(125小时有效抗氧)'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상하이 행정당국은 해당 표현이 객관적인 근거 없이 제품 효능을 과장해 소비자가 제품의 성능을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행정당국의 행정처분 내용에 대해, LG생건 관계자는 "보고서 등을 근거로 광고문안 심사 후 광고를 진행했으나 현지 행정당국이 소비자 오인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행정처분을 내렸었다"며 "이후 회사는 소비자 오인이 없도록 문구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균 기준 50배 초과에 불법이득 몰수…북경 생산법인 품질·안전·환경까지 줄줄이 제재

 

▲ LG생활건강의 캐시카우인 중국 시장 부진에 더해 현지 법인들이 잇따라 행정처분을 받으면서 본사의 관리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품질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된 '죽염고치원고치치약(竹盐固齿源固齿牙膏·炫彩清爽)'. [사진=쑤닝이거우(苏宁易购)]

 

LG생건 중국 법인이 중국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베이징시 시장감독관리국에 따르면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베이징 법인은 2022년 7월 1일 '죽염고치원고치치약(竹盐固齿源固齿牙膏·炫彩清爽)' 3만1056개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3만1050개는 같은 달 시중에 판매됐고 나머지 6개는 보관용 견본으로 남겨졌다. 그런데 해당 제품의 품질검사 결과 일반세균수를 의미하는 균락총수(菌落总数)가 2.5×10⁴CFU/g, 즉 1g당 2만5000CFU로 검출됐다. CFU는 미생물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당시 중국의 균락총수 허용 기준이 500CFU/g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기준치의 50배 가량이 초과 검출된 셈이다.

 

이는 중국 제품 품질 제32조와 제50조를 위반한 행위다. 제32조는 생산자가 불합격 제품을 합격 제품인 것처럼 생산·출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제50조는 불합격 제품을 합격 제품으로 가장해 생산·판매한 경우 해당 제품과 불법이득을 몰수하고 품가액의 50% 이상 3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이징 규제당국은 LG 생건 베이징법인으로부터 불법이득 약 5만6467위안(한화 약 1200만원)을 몰수하고 약 3만8385위안(한화 약 821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LG생건 베이징 법인은 과거에도 중국 행정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중국 기업 정보 조회 플랫폼 톈옌차(天眼查·Tianyancha)에 공개된 행정처분 정보에 따르면 2021년 베이징 법인은 공장 내 후드(배기장치)에 폐가스 수집·정화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실로 베이징시 통저우구 생태환경국으로부터 1만위안(약 216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이듬해인 2022년에도 생산·영업장 내 위험요인이 있는 장소에 안전경고 표지를 설치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5000위안(약 106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 LG생활건강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중국 사업의 회복 여부가 향후 글로벌 성장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현지 법인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LG생활건강 제25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큰 액수는 아니지만 캐시카우로 삼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행정 처분을 받는 것은 브랜드 신뢰도와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만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한국 제품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만으로도 품질과 완성도가 높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품질이나 광고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으면 해당 기업뿐 아니라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집단지성이 강한 국가로 현지 소비자 신뢰와 유통망 관리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이다"며 "현지 법인의 행정처분이 반복되면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종국엔 제품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매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처분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까지 더해질 경우 상황의 악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는 만큼 내부 직원 교육 및 관리 시스템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베이징법인은 과거 행정처분 이후 생산 전 살균·소독 관리를 강화하는 등 품질관리체계를 개선해 운영해오고 있었다"며 "행정처분 이후에는 본사에서 베이징법인에 전문가를 파견해 전반적인 품질 진단 및 점검을 실시하고 더욱 엄격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해왔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 국산품 애용운동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여기에 자국 뷰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일반적인 뷰티 제품들은 모두 중국 브랜드가 휩쓸고 있어 자사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뷰티 업체 대부분이 이전보다 사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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