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돌핀과 제14호 태풍 구지라의 예상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 생활을 먼저 바꾸고 있는 것은 태풍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다. 또한 외출과 조리를 줄이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 음식과 간편식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주문을 전달하기 위해 한낮 도로를 달리는 라이더들은 온열질환 위험에 놓였다.
◆ 태풍 돌핀 이동경로, 오키나와 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
기상청이 5일 오전 4시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제13호 태풍 돌핀의 현재 위치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1140㎞ 해상이다. 돌핀은 시속 26㎞로 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0hPa이며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43m다. 강풍반경은 450㎞, 폭풍반경은 140㎞에 이른다.
기상청이 제시한 태풍 돌핀 예상 경로를 보면 이날 오후 3시에는 오키나와 동쪽 약 910㎞ 해상까지 이동한다. 6일 오전에는 오키나와 동쪽 약 690㎞ 해상에 접근한 뒤 7일 오전 오키나와 동쪽 약 250㎞ 부근을 지날 전망이다.
이어 8일 오전에는 오키나와 남서쪽 약 60㎞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오키나와 부근을 지난 뒤 동중국해 쪽으로 서진하는 경로가 제시됐다.
◆ 오키나와 지난 뒤 속도 느려져…태풍 돌핀 한국 영향은 더 지켜봐야
태풍 돌핀은 오키나와에 접근한 뒤 이동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질 전망이다. 8일 오전까지는 시속 13㎞로 서진하지만, 9일과 10일에는 시속 6㎞로 서북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태풍 중심이 들어갈 가능성이 70%인 반경도 크게 넓어진다. 예보 반경은 8일 190㎞에서 9일 290㎞, 10일에는 440㎞까지 확대된다. 예보 기간이 길어질수록 태풍 돌핀의 예상 진로가 달라질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현재 기상청이 제시한 중심 예상선은 10일까지 한반도를 직접 향하지 않는다. 그러나 후반부 예보 반경이 넓어 태풍 돌핀의 한국 영향 여부를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태풍 돌핀의 현재 위치와 예상 경로는 기압계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바다나 섬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출발 전에 기상청의 실시간 태풍정보와 기상특보, 여객선 운항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 14호 태풍 구지라, 필리핀 북부 향한 뒤 세력 약해질 전망
제13호 태풍 돌핀과 별개로 필리핀 부근에서는 제14호 태풍 구지라가 이동하고 있다.
5일 오전 3시 기준 구지라의 현재 위치는 필리핀 마닐라 북서쪽 약 400㎞ 해상이다. 중심기압은 998hPa, 최대풍속은 초속 19m이며 시속 5㎞로 북서진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약 200㎞로 돌핀보다 작다.
구지라는 5일 오후 동북동으로 방향을 바꾼 뒤 6일 필리핀 북부 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오후 구지라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열대저압부로 약해지는 시점의 중심기압은 1000hPa, 최대풍속은 초속 15m로 예상된다. 현재 태풍 구지라의 예상 진로대로 움직인다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태풍 구지라 뜻은 일본이 제출한 이름으로 고래자리를 의미한다.
◆ 국내에서는 태풍보다 폭염이 소비를 바꿔
태풍 돌핀의 국내 영향 여부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사람들의 일상을 직접 바꾸고 있는 것은 폭염이다. 외출을 줄이고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하는 일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 음식과 간편식 주문이 빠르게 증가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요기요의 지난주인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전체 주문 건수는 직전 주보다 평균 3.5% 늘었다. 일부 요일에는 증가율이 최대 8%까지 올랐다.
배달의민족에서도 계절 음식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계탕 주문량은 한 달 전보다 81% 늘었다. 중복이었던 7월 25일 하루 주문량은 한 달 전 같은 요일보다 503% 급증했다.
장어구이는 38%, 장어덮밥은 20%, 오리구이는 19% 증가했다. 차가운 음식을 찾는 사람도 늘면서 빙수 주문은 63%, 콩국수는 52%, 냉면은 28% 뛰었다.
◆ 불 앞에 서는 대신 데워 먹는 간편식 급증
집에서 긴 시간 요리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도 많이 팔렸다. 배민B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국·탕·찌개 등 완조리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늘었고 밀키트 매출은 47% 증가했다.
폭염 속에서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SSG닷컴 쓱배송 주문은 15% 늘었으며 냉동 HMR과 냉장 HMR 매출은 각각 44%, 30% 증가했다.
롯데마트 온라인 배송 주문도 직전 주보다 1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40%에 달했다.
냉면과 막국수처럼 조리 시간이 짧은 제품도 많이 팔렸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들기름 막국수와 평양냉면 오프라인 매출은 전주보다 150% 뛰었다. 아워홈 고려 삼계탕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 배달 주문 늘수록 커지는 라이더 온열질환 위험
배달 주문이 빠르게 늘면서 한낮 도로를 달리는 라이더의 안전 문제도 커지고 있다. 기온이 높은 시간에도 배달을 이어가다 보면 많은 땀을 흘리고 체온이 올라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3일 경기 양주시에서는 배달 중이던 5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단독 사고를 냈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배달을 계속해야 한다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그러나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운전자의 몸이 붉게 달아오르고 머리가 젖을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당시 폭염 상황까지 고려한 구급대원은 열탈진 등 온열질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운전자는 설득 끝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를 받은 뒤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탈진은 고온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질 때 발생한다. 심한 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 많은 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몸을 식히고 물을 마시며 쉬어야 한다. 증상이 한 시간 넘게 이어지거나 회복되지 않을 때는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물을 억지로 먹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 플랫폼 업계, 생수와 냉방 쉼터 마련
폭염 속 배달이 이어지자 플랫폼 업체들도 라이더 보호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올해 전국 배달 라이더에게 생수 70만 병을 지원하고 있다. 배민B마트 대기 공간에는 냉풍기와 서큘레이터를 설치했다. 이마트24와는 전국 5500여 곳에서 ‘동행 쉼터’를 운영해 라이더가 더위를 피하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전국 140여 개 오토바이 정비센터를 냉방 쉼터로 지정했다. 기상자료를 토대로 폭염 경보와 온열질환 예방 정보도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폭염이나 폭우가 이어질 때는 배달을 잠시 중단하도록 권하는 안전 알림도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는 자율주행 기업 뉴빌리티와 함께 인천 송도를 시작으로 서울 역삼과 서초, 성수 등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배달 로봇은 혹서기나 야간에도 안정적으로 배송할 수 있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어, 폭염 시대의 새로운 배송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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