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새롭게 도입하는 대신 기존 ISA 제도를 손질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 유도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존 ISA의 핵심 장점이었던 장기 복리 효과와 세제 혜택이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5일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 제도를 함께 개편하기로 했다.
생산적금융 ISA는 국내 자금이 실물경제와 기업 투자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자 대상은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으로 제한된다. 기존 ISA에서 가능했던 국내 상장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허용되지 않는다.
세제 혜택도 강화됐다. 생산적 ISA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은 한도 없이 전액 비과세된다. 또한 총급여 7500만원 이하의 만 34세 이하 청년은 납입금의 10%를 추가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반면 기존 일반 ISA는 비과세 한도가 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이며 이를 초과한 수익에는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생산적 ISA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증시는 미국 시장보다 배당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상당수 개인투자자가 배당보다 매매차익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이자·배당 비과세 혜택이 체감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 역시 장기 투자 유인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기존 ISA의 장기 투자 혜택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기존 ISA의 최대 가입 기간을 5년으로 제한했다.
현재 ISA는 사실상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어 계좌 내 손익을 계속 합산하는 손익통산과 세금 납부를 미루는 과세이연 효과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장기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개편 이후에는 5년마다 계좌를 해지하고 세금을 정산해야 한다. 이후 재가입하더라도 첫해 납입 한도는 다시 연 2000만원부터 시작돼 기존 자산 운용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실을 본 투자자에게도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만기 시점에 손실 상태라 하더라도 계좌를 종료해야 하며 이후 새 계좌에서 수익을 거두더라도 이전 계좌의 손실과 합산할 수 없어 절세 효과가 줄어든다.
미사용 납입 한도의 이월 제도가 폐지된 점도 논란이다.
기존에는 연간 2000만원 한도를 모두 사용하지 못할 경우 다음 해로 이월해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혜택이 사라진다.
정부는 개정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신규 가입과 계약 연장, 납입 한도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적용 대상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한 계좌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계좌 개설 당시 설정한 만기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만기를 사실상 무기한으로 설정한 일부 가입자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3년 또는 3+3년 등 일정 기간으로 가입한 투자자는 만기 연장 시 개정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개정안 시행 이전 기존 방식으로 ISA를 개설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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