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이전인 올 1월과 2월 평균 2.5%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전 세계 관광객 수는 중동 전쟁이 본격화한 3월 성장률이 0.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40%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에 있던 중동 지역 관광객 수 증가율이 1분기 14% 역성장으로 전환한 영향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유럽과 아프리카는 4%, 아시아·태평양은 3%, 북미와 중남미 등 아메리카는 2%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여행 전문 매체 스키프트는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관광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유럽, 아프리카 등 중동 이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성장세 둔화의 요인인 중동 전쟁이 장기화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시한부 휴전에 합의한 미국·이스라엘, 이란은 7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우회 상선 공격에 이은 미국의 대규모 공습으로 또다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란이 쿠웨이트와 바레인, 요르단, 카타르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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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악재에도 단기적으로 관광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긴장 상태가 장기화하고 범위가 확대될 경우 언제든 역성장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관광기구가 실시한 패널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중동 분쟁이 자국 관광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21%는 “그 영향이 상당히 높다”고 응답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등도 중동 전쟁을 올해 세계 관광 시장의 최대 악재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WTTC는 전쟁으로 중동 지역 관광 업계가 하루 평균 6억달러(약 8573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전쟁 발발 전 WTTC는 올해 중동 지역 전체 관광 수입(방문객 지출) 규모를 2070억달러(약 296조 원)로 예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전쟁 장기화로 중동 지역 관광 시장이 560억달러(약 8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까지 8% 수준 증가를 예상했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걸프만 연안 6개국(GCC)의 성장률도 최대 26%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발발로 47% 가까이 급감했던 중동 지역 항공사들의 항공편 운항은 7월 말 잠정 휴전으로 최대 96%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로 또다시 위축된 상태다. 스키프트 등에 따르면 전쟁 발발 초기인 올 3월과 4월에만 두바이 등 중동 지역 주요 9개 공항들은 전년 대비 이용객이 약 2700만 명 줄면서 총 10억달러(약 1조 4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최근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 지역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 조치를 8월 말까지 연장했다. 연초 올해 전 세계 관광객 수가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던 세계관광기구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확산으로 성장률이 종전보다 1~2%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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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s-cdn.newspic.kr/detail_image/179/2026/8/4/7856bd8e-fb3d-4801-bed1-a9a288d3ccca.jpg?area=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