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OpenAI의 영업비밀 유출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OpenAI는 애플이 제기한 핵심 주장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으로 반박했고, 특히 애플 법무팀이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실수를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의 신뢰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월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OpenAI가 자사 차세대 AI 기기 개발과 관련된 회로 설계와 하드웨어 구조, 각종 기밀 정보를 부정하게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애플 출신 직원 400여 명이 OpenAI로 이직했으며, 전 애플 디자인 부사장 탕 탄(Tang Tan)이 일부 직원들에게 애플 시제품과 하드웨어 부품을 가져와 내부 시연(Show-and-Tell)에 활용하도록 유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OpenAI는 최근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애플의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가장 먼저 반박한 부분은 애플과 OpenAI 사이의 접촉 여부다. 애플은 소장에서 지난 2월 OpenAI 법무팀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OpenAI는 "애플은 성(姓)이 비슷한 아시아계 두 사람을 혼동해 전혀 다른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며, 우리가 이를 지적한 뒤에야 실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애플이 OpenAI 법무팀과 협의했다고 주장했던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OpenAI는 애플이 실제로는 자사 법무팀과 해당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음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핵심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장 리우(Chang Liu)에 대한 주장도 반박했다. 애플은 장 리우가 퇴사 직후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개발 자료를 다운로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OpenAI는 애플이 장 리우에게 접근한 이유는 기밀 유출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퇴사한 직원들이 애플 내부 시스템에 계속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애플의 계정 및 접근 권한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탕 탄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OpenAI는 탕 탄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다른 회사의 기밀 정보는 원하지도 않고 사용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OpenAI는 소송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애플이 요구한 가처분 신청도 불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애플이 소송 과정에서 일부 전직 직원들에 대해 근거가 불명확한 의혹까지 추가하며 논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사의 경쟁은 AI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OpenAI는 코드명 'Sweetpea'로 알려진 AI 이어버드와 'Gumdrop'이라는 코드명의 AI 디바이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AI 스마트폰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OpenAI가 먼저 로봇 기능을 갖춘 AI 스마트 스피커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애플 역시 디스플레이와 로봇 암(Robotic Arm)을 갖춘 스마트홈 기기를 개발 중이며, AI 안경과 카메라를 탑재한 에어팟 프로, 웨어러블 AI 기기 등 다양한 차세대 AI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사의 법적분쟁은 진행 중이며, 애플의 주장과 OpenAI의 반박 가운데 어느 쪽이 사실인지는 향후 법원의 심리와 증거 조사 과정을 통해 판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