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지형도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며 전에 없던 공정 혁신을 맞이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가 최근 AI 영상 기술 스타트업 '인터포지티브(InterPositive)'를 인수하고 생성형 AI 스튜디오를 출범시키며 스토리텔링의 한계를 깨뜨리는 가운데, 스포티파이(Spotify)는 AI 생성 음악에 대한 투명한 공시와 합당한 로열티 제도를 선제 도입해 창작 생태계의 윤리적 이정표를 세웠다.
애플(Apple) 생태계 역시 아티스트의 고유한 화풍을 지키면서도 창작을 보조하는 맞춤형 AI 도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테크 거인들이 기술의 편향성과 저작권 이슈를 넘어, AI를 창작자의 영역을 극대화할 '핵심 확장 도구'로 거듭나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 같은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의 거센 물결 속에서, 서울대학교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사업단(단장 김홍기)은 지난 3일 창업 모듈 마이크로 디그리(MD) 과정의 핵심 과목인 'AI 기반 방법론 창업(이한진 객원부교수 담당)'의 세 번째 특강을 개최했다.
기계가 창작을 주도하는 시대…"인간은 가치를 가려내는 '디렉터'다"
약 50명의 예비 혁신가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채운 이날 특강에는 AI 아트 포럼 노재윤 이사장(전 TBWA 카피라이터, 문체부 사무관, 국회 입법조사관)이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Curating Intelligence: 기계가 창작하는 시대, 인간의 역할'이라는 화두를 던진 노 이사장은 현장의 열기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노 이사장은 오픈AI(OpenAI), 게티이미지(Getty Images), 런웨이(Runway) 등 글로벌 최전선 사례들을 매끄럽게 짚어냈다. 기계가 단순 계산이나 보조 작업을 넘어 텍스트와 시각 예술 영역까지 주도적으로 생산해 내는 국면에서, 예비 창업가에게 요구되는 진짜 무기는 '기술 추종'이 아닌 '큐레이션(Curation)'이라고 단언했다.
노 이사장은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AI 산출물 중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를 발굴해 내고, 이를 세상과 매끄럽게 연결하는 '큐레이터'이자 '디렉터'로 진화해야 한다"라며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을 뒤로하고, 인간 고유의 감각을 더해 창작 가치를 지켜내는 디렉팅 안목이야말로 AI 시대를 지배할 힘"이라고 했다.
'플립러닝'으로 무장한 강의실…글로벌 프런티어 프로그램과 실전 융합
이번 강좌는 미래형 혁신 교육 모델인 '액티브 & 플립러닝(Active & Flipped Learning)' 방식을 도입해 수업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수강생들은 강의실에 들어서기 전, 12개 핵심 주제 영상을 통해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부터 프롬프트 설계, 시장 페인 포인트 분석은 물론 AI 특유의 환각(Hallucination)과 편향이 창업 의사결정에 미치는 파급력까지 체계적으로 선제 학습한다.
여기에 글로벌 프런티어 기업들이 제공하는 'OpenAI Academy : AI skills for work & SME AI Accelerator' 및 'Anthropic Academy: AI Fluency for Small Businesses' 과정을 병행 이수하여 공신력 있는 수료증까지 연이어 획득하고 있다.
사전 학습으로 무장한 수강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프라인 강의실은 단순 지식 전달의 장을 완전히 탈피했다. 어도비(Adobe), 수노(Suno), 런웨이(Runway) 등 테크 기업들이 기술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식을 다각도로 해부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철학적 토론과 실전 비즈니스 모델링이 치열하게 교차하는 '실전 융합 실험실'로 변모했다.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가치를 큐레이션하는 안목을 얻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AI 기술을 대하는 시선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관현악과 안성민 학생(25학번)은 "AI가 예술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1차원적 질문을 넘어, 과연 어떤 기준과 책임감으로 활용해야 하는지가 핵심임을 배웠다"며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인간의 감각과 창작 가치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해야겠단 다짐이 섰다"고 전했다.
첨단융합학부 김영광 학생(26학번) 역시 "사전 학습을 통해 AI의 환각과 윤리적 리스크를 명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혁신 기업들이 이를 어떻게 통제하고 무기화하는지 입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라며 "창업가로서 맹목적 기술 도입을 지양하고, 우리 사회에 진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AI 결과물을 철학적으로 '큐레이션'하는 안목을 기른 것이 가장 가슴 뛰는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수강생들은 제미나이(Gemini), 젠스파크(Genspark), 클로드(Claude), 피그마(Figma), 노션AI(Notion AI) 등 첨단 AI 툴 스택을 총동원해 완성도 높은 프로토타이핑 실습을 이어가고 있다.
SAP·MYSC 연계부터 '구글 슬링샷'·'코쇼(CO-Show)' 경진대회까지
서울대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사업단(COSS)의 창업 모듈 과정은 일회성 강의를 넘어 산학을 잇는 단단한 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지난 봄학기 구글, 세일즈포스(슬랙), 배달 플랫폼 혁신 사례 특강으로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이번 계절학기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 SAP와 소셜임팩트 투자사 MYSC의 연사를 초청해 생생한 필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폭발적인 창업 열기로 달아오른 본 프로그램은 다가오는 4분기 '구글 슬링샷(Google Slingshot) 워크숍'과 교육부 주최 '제3회 코쇼(CO-Show) 경진대회' 도전을 목표로 수강생들의 실전 무대 감각을 날카롭게 제련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윤리적 책임감과 큐레이션 역량을 겸비한 예비 혁신가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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