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시하는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자 국민의힘이 “대선 공약을 뒤집은 세금폭탄”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정부는 고가·비거주 주택에 집중된 과도한 혜택을 줄여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단계적으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와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80%를 공제하지만, 2029년부터 보유 공제는 폐지되고 거주 기간에 따라 연 8%, 최대 80%가 적용된다. 공제액에는 10억원 한도가 설정된다. 종합부동산세 역시 주택 수 대신 총가액을 중심으로 개편하며, 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춘다. 아직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정부안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한 징벌적 증세”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대출·재건축 규제 완화와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약속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정부가 공급 확대와 규제 개선에 실패한 뒤 그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특히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세금을 “전쟁으로 치면 핵폭탄”이라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았다. 다만 당시 이 대통령은 세금이 마지막 수단이라며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되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따라서 이번 개편이 과거 발언을 전면 부정한 것인지는 정치적 해석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투자용 부동산으로 수십억원을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은 근로소득자와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책이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도 부인하면서, 결정 과정은 신중하되 확정된 정책은 단호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국회에서는 실거주 중심 과세가 투기 억제와 조세 형평성에 도움이 될지, 매물 감소와 전월세 부담 전가로 이어질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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