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는 되고 영어는 안 된다…유아 학원비 공제에 부모들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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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되고 영어는 안 된다…유아 학원비 공제에 부모들 ‘갸우뚱’

이데일리 2026-08-04 17:11: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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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피아노 학원은 되고 영어 학원은 안 된다니,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어요.”

미취학 자녀를 키우는 40대 김모씨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교육비 세액공제 개편안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내년부터 취학 전 자녀의 음악·미술·무용 학원비는 계속 공제받을 수 있지만, 영어·수학 학원비는 연말정산 공제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4일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취학 전 아동의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학원비의 범위를 ‘예능학원 교육비’로 좁히기로 했다. 내년부터 영어·수학·한글·논술 등 일반 교과 학원비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유치원·어린이집 수업료와 예능학원·체육시설 교육비는 종전처럼 공제한다. 정부는 개정 이유로 ‘세제지원 합리화’를 들었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취학 전 아동도 영어·수학 등 일반 교과 학원비를 공제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초·중·고교생의 일반 교과 학원비는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이번 개편은 정부가 최근 유아 사교육 관리를 강화해 온 정책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른바 ‘7세 고시’를 막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학원에서 실시하는 레벨테스트를 금지한다. 만 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인지 교습을 금지하고, 만 3세부터 취학 전 아동까지는 교습 시간을 하루 3시간·주 15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영어학원비를 공제받아 온 일부 가정은 내년부터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 현행 교육비 세액공제율은 15%로, 취학 전 아동 1명당 연간 300만원까지 지출액이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영어학원비 지출만으로 연간 공제 한도인 300만원을 채워 온 가정이라면 세액공제 혜택이 최대 45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습 과목을 기준으로 교육비 공제 여부를 나눈 것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특히 올해부터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이거나 9세 미만인 아동의 예능학원·체육시설 교육비는 돌봄 기능을 고려해 공제 대상에 포함된 만큼, 유아 영어학원 등 일반 교과 학원비를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주장이다.

김씨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도 세 시간가량 놀이식 수업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보육 역할을 하는 곳이 많다”며 “음악이나 미술은 되고 영어 등 교과목은 안 된다는 구분이 현실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6세 자녀를 키우는 박모씨도 “아이의 성향과 가정의 교육 방향에 따라 선택할 문제”라며 “영어유치원을 사교육 과열의 주범처럼 보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가 있다면 운영 기준과 교육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며 “영어유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표심 잡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아 대상 영어학원 역시 놀이와 돌봄 기능을 수행한다는 반론이 나오는 만큼, 교습 과목에 따라 세제 혜택을 달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은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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