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외무차관 "양국 관계 훼손 원치 않아…입장 명확히 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부가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가 궐석재판에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도 계속 인도에서 도피 중인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공개 행사에서의 연설을 예고하자 인도 정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샤마 오바이드 이슬람 방글라데시 외무부 차관은 "우리는 (인도에서) 도피 중인 피고인들의 발언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훼손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와는 함께 미래 지향적 접근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인도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하시나 전 총리가 아들 사지브 와제드 조이와 함께 오는 5일 화상 연결을 통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인 상황에서 나왔다.
이 행사는 남아시아 외신기자클럽이 방글라데시 대학생 시위 2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자리다.
이슬람 차관은 또 하시나 전 총리를 비롯해 그가 과거에 이끈 옛 여당 아와미연맹(AL) 지도자들이 인도 영토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행위와 관련한 우려를 그동안 인도에 반복해서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5일 행사를 인도 정부가 주도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방글라데시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외무부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요구와 관련해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과거 2차례에 걸쳐 21년 동안 집권해 '독재자'로 불린 하시나 전 총리는 2024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진압하다가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같은 해 8월 사퇴한 뒤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계속 인도에서 도피 중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2024년에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대 1천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로 도피한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6월 인도 매체 NDTV와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도는 하시나 전 총리를 인계하라는 방글라데시의 거듭된 요청에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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