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돈육 가격 20% 부풀렸다⋯1.2조원 담합 6곳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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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돈육 가격 20% 부풀렸다⋯1.2조원 담합 6곳 적발

일요시사 2026-08-04 16:3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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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6년간 가격을 담합해 판매가를 20% 이상 부풀린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이용해 견적 가격을 공유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되자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호 부장검사)는 4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형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과 소속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6년간,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견적 가격을 서로 공유해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간 이들이 담합을 통해 이마트에 판매한 돼지고기 규모는 구매액 기준 약 1조2000억원, 물량으로는 1억4200만kg에 달한다.

이들의 범행은 이마트가 납품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견적가를 비공개로 전환하자 본격화됐다.

업체들은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삼겹살 1만8000원, 목심 1만4000원 이상으로 하자”며 구체적인 가격 하한선까지 정했고,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소액의 차이만 둔 채 견적서를 제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이번 담합이 단순한 납품가 조정을 넘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고 판단했다.

실제 담합이 적발된 이후인 2024년에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의 삼겹살 판매가격은 오히려 전년보다 25.5%나 하락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담합 기간 동안 대형마트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높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마트 가격이 동네 정육점 등 일반 소매점 가격의 기준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체감한 물가 부담은 훨씬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시작되자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하고 전산 자료를 파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준법감시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팀 직원이 직접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날 수사 브리핑에 나선 박형철 형사6부 검사는 “공정위 조사 개시 사실을 파악하고 대화방을 삭제해 해당 대화방에서의 담합행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약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조사 방해가 없었다면 그 규모는 수백, 수천억원에 달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 고발로 시작됐지만, 검찰이 강제수사를 통해 6년간 이어진 담합의 전모와 조직적인 조사 방해 행위를 추가로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당초 검찰이 고발요청권을 통해 지난 4월부터 강제수사에 착수한 대상은 총 9개 업체였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9개 업체 모두 조직적인 가격 담합에 참여했음을 밝혀냈으나, 이 중 해산된 업체와 자진 신고 등으로 수사에 협조해 면책 권한을 얻은 기업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처벌 대상인 6개 업체에 대해서만 기소를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말 시행된 공정거래법상 ‘가격정보 교환 담합’ 규정을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다. 다만 해당 조항이 시행 된 이후 행위만 형사 처벌 대상으로 간주돼 기소는 2021년 12월 이후 담합 행위에 한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마트 가격은 일반 소매점 가격 형성에도 기준이 되는 만큼 이번 담합은 서민 물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 중대 범죄”라며 “앞으로도 경쟁 질서를 훼손하는 공정거래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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