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한국 남녀 농구 간판인 이현중(26)과 박지현(26)은 지난달 나란히 미국 무대를 누비며 주목받았다.
남자 농구 에이스 이현중은 2025-2026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준우승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계약을 맺고 지난달 개인 통산 3번째 서머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NBA 서머리그는 비시즌 기간 각 구단의 신인과 유망주, 해외 선수들이 팀을 이뤄 뛰는 '쇼케이스' 무대다. 그는 2025-2026시즌 일본프로농구 B.리그에서 정규시즌 3점슛 개수(187개)와 성공률(47.9%) 모두 1위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챔피언십)에서는 최우수선수(MVP) 수상으로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앞선 2차례와 달리 이번엔 NBA 구단의 러브콜을 받아 미국으로 향했다.
이현중은 서머리그 초반 장기인 외곽포가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유타 재즈전(94-82 승)에서 3점슛 4개 포함 22득점 5리바운드를 폭발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총 8경기에서 69득점을 기록했고, 팀플레이에 최적화된 움직임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추후 NBA에 진출하면 2005년 하승진(당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이후 21년 만에 한국인 빅리거가 된다.
여자농구 박지현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무난하게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LA) 스파크스와 계약한 후 다음 달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다. 2003년 정선민, 2018년 박지수를 잇는 역대 3호 한국인 WNBA리거가 됐다. 이후 23경기에서 평균 9분 이상 출전하고, 2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점차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이현중과 박지현은 전성기에 높은 연봉 대신 상위리그 도전을 택했다. 이현중은 부상으로 NBA 드래프트 지명이 무산된 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G리그(NBA의 하부리그), 호주프로농구(NBL) 등 다양한 국가와 리그를 오갔다. 박지현도 2024년 WKBL 아산 우리은행과 임의해지한 후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거쳤다.
이들의 행보는 국내 정상급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NBA 도전을 선언한 남자농구 국가대표 최준용은 기자회견에서 절친한 후배 이현중을 보고 더 늦기 전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 점을 소개했다. B.리그로 향하는 송교창, NCAA에서 뛰는 여준석도 이현중이 거쳐왔던 길을 따라가는 중이다. 여자농구에서는 슈터 강이슬이 WNBA 피닉스 머큐리와 트레이닝 캠프 계약을 맺고 다음 시즌 이후 미국으로 떠난다. 그는 2022년에도 워싱턴 미스틱스 캠프의 문을 두드린 바 있다.
한국 농구는 다음 달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2년 만에 남녀 동반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현중, 여준석, 이정현 등이 중심인 남자농구와 박지수, 박지현, 강이슬이 뛰는 여자농구 모두 지금이 '황금세대'라는 평가다. 주춤했던 한국 농구가 간판들의 적극적인 해외 도전으로 새로운 활기를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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