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AI vs 대한항공·아처···AAM 시장 놓고 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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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AI vs 대한항공·아처···AAM 시장 놓고 격돌하나

이뉴스투데이 2026-08-04 15:43: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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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아처와 협력해 개발할 군용 AAM 운용 개념도.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처와 협력해 개발할 군용 AAM 운용 개념도. [사진=대한항공]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국내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이끌 기업 간 협력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기술을 결합한 독자 AAM 공동개발에 나선 데 이어 대한항공도 미국 아처 에비에이션과 군용 AAM 개발 협력을 본격화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AM(Advanced Air Mobility)은 도심 여객 운송에 초점을 맞춘 도심항공교통(UAM)보다 넓은 개념이다. 도심과 지역 간 여객 운송뿐 아니라 화물 수송, 응급환자 이송, 산불 대응, 군 보급·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포함한다.

현대차와 KAI는 지난 5월 8일 ‘AAM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KAI는 현대차의 미국 법인인 슈퍼널(Supernal)과 AAM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현대차는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독자적 AAM 기체를 개발하고 양산체계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가 우선 공동 개발하기로 한 기체는 배터리로 전기모터를 구동하는 민수용 AAM이다. 다만 KAI가 군용 항공기 개발과 체계종합 경험을 보유한 만큼 향후 사업 범위를 군용 AAM으로 넓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수직이착륙을 위한 기체 형상과 전기모터, 전력제어, 비행제어 등 상당수 기반 기술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AAM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항속거리와 탑재능력, 운용환경 등 군의 요구를 반영한 파생형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도 “현재 군용 AAM 사업 참여 계획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민수용과 군용 기체가 공유하는 기술이 많은 만큼 개발 성과를 토대로 활용 분야를 확대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미 공군이 운용 가능성을 시험한 아처의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 ‘미드나잇(Midnight)’을 도입해 한국군의 요구성능에 맞춰 개조하고, 체계통합과 부품 국산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군용 개조와 체계통합을 주도하고, 아처는 기체 기술과 감항인증 분야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이 방위사업청 신속시범사업에 선정될 경우, 군용 AAM의 군 활용성을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군용 AAM 산업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처와 별도로 미국의 방산테크 기업인 안두릴과 자율형 무인기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2일, 안두릴과 자율형 무인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 7일에는 한국형 무인기 공동 개발과 면허생산,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 등을 담은 협력합의서를 맺기도 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테크 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6’에서 안두릴과 공동 개발하는 AI 무인기의 시험비행 영상을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아처와 안두릴은 별도로 민수와 군수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20일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군용 모델 ‘썬더’를 공개했다. 썬더는 유인 공격·강습헬기와 함께 비행하며 정찰과 타격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대형 자율형 회전익기다.

양사에 따르면 썬더에는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직렬식 하이브리드 추진체계가 적용돼 배터리만 사용하는 기체보다 항속거리와 체공시간, 탑재능력을 늘렸다.

또한 양사는 지난달 22일, 썬더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 상용 모델 ‘헤일로’도 공개했다. 헤일로는 화물 수송과 원격지 물류 등 민간·공공시장을 겨냥한 자율비행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처, 안두릴이 하나의 AAM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은 아처와 군용 AAM 분야에서, 안두릴과는 자율형 무인기 분야에서 각각 협력하고 있다. 그런 만큼 향후 이들 기업의 기술이 국내 AAM 사업에서 결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두 협력체의 경쟁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야는 우주항공청이 추진할 민수용 하이브리드 AAM 개발사업이다. 우주청은 지난달 10일 KAI, 대한항공, 현대차를 포함한 항공기 체계·소재·부품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를 열고 AAM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우주청에 따르면, 정부는 배터리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AAM 개발에 투자하고, 순수 배터리 기반 기체는 민간기업이 개발하는 역할 분담 전략을 추진한다. 2030년 말 기본형 하이브리드 AAM 시제기의 첫 비행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KAI가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 ADEX 2026에서 선보인 미래비행체(AAV). [사진=김재한 기자]
KAI가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 ADEX 2026에서 선보인 미래비행체(AAV). [사진=김재한 기자]

이에 따라 배터리 기반 민수용 AAM을 공동 개발하는 현대차그룹·KAI도 향후 정부 사업의 참여 후보로 거론된다. 우주청이 추진하는 하이브리드 기체와 동력원 구성은 다르지만, 기체 설계와 전기모터, 배터리, 전력·비행제어 등 상당수 기반 기술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KAI가 군용 항공기 개발과 체계종합 경험을 보유한 만큼 민수용 기체를 토대로 공공·군용 파생형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한항공도 항공기 개조와 무인기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협력 관계인 아처와 안두릴은 민군 겸용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 플랫폼을 개발하고 군용 모델 ‘썬더’와 상용 모델 ‘헤일로’를 공개해 정부 사업과 기술적인 접점을 확보했다.

향후 정부가 사업 구조와 참여 조건을 확정하면 현대차그룹·KAI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기체 설계와 추진체계, 체계종합, 자율비행 등 분야별로 역할을 나누거나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주청은 아직 사업자와 주관기관, 예산, 개발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다. 당장 두 협력체가 수주 경쟁에 들어갔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부 사업이 구체화하면 국내 AAM 시장을 둘러싼 기업 간 합종연횡과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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